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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 FOOD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 중인 블루보틀(Blue Bo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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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Blue Bottle) 조지타운(Georgetown) 매장에 줄을 서 있는 동안 마치 고국에서 외국인이 된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 필자는 자타공인 커피 마니아다. 커피 장비는 뭐든 다 갖추고 있고, 추출과 로스팅에 대해 밤새 떠들 수 있다. 다른 커피 애호가들도 그랬겠지만, 필자는 블루보틀의 워싱턴 진출을 학수고대해왔다. 물론,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가진 벤처 캐피털이 블루보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루보틀 조지타운점은 집같이 편안한 느낌을 줄 것이라고, 적어도 주변과 잘 어우러질 것이라 확신했다. 그런데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실망감을 느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스페셜티 카페’라는 정체성을 포기한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느낀 근거는 많았다.

우선, 조지타운이라는 입지다. 더 자세히 보면, 딘 & 델루카 (Dean&DeLuca)에서 대로를 따라 내려가 고급 의류점에서 모퉁이를 돌면, 원래 요가 스튜디오였던 블루보틀의 매장이 나온다. 블루보틀은 다수의 커피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려는 것 같다. 바로, 스페셜티 커피는 오직 엘리트(혹은 돈을 물 쓰듯 하는 관광객)만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다. 낡은 콘크리트 바닥, 횅한 베이지 벽, 밝은 목재 마감, 노출 배관이 눈에 띄었다. 길쭉한 흰색 단체 테이블과 스툴, 밖의 거리를 비추는 전망창까지 일본식 미니멀리즘이 대형 창고의 시크함을 만난듯한 느낌이었다.

커피 바에 가까워지면서 판매 중인 제품을 살펴보았다. 블루보틀 마크가 붙은 드리퍼, 필터, 피처, 머그, 콜드브루어 기타 등등. 냉장 케이스에는 블루보틀의 시그니처 뉴올리언스 아이스 커피 팩, 앙증맞은 8온스 콜드브루 캔 (재료 목록에 ‘시간’도 들어가 있다) 등이 보였다. 마침내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바리스타는 푸어오버 바에서 한 가지 싱글 오리진 커피만 주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게 싫다면 블루보틀 블렌드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커피와 에스프레소는 블루보틀의 우선순위에서 한참 아래에 있는 것 같았다. 몇 년 전 필자를 블루보틀에 빠지게 만들었던 본질보다 스타일에 더 많은 공을 들이는 듯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블루보틀은 미국 최초의 ‘부티크 커피숍 체인’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퀄리티 높은 블루보틀 원두로 만든 맛있는 커피를 음미할 수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에 가장 근접한 커피 브랜드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15년 전 제임스 프리먼(James Freeman)이 클라리넷을 디드릭(Diedrich) 로스터기와 교환해 설립한 블루보틀과 같은 것일까? 클라리넷 연주가 출신이지만 깊은 지적 호기심으로 커피 로스팅과 브루잉을 파고든 그 사람? 재배부터 로스팅, 테이스팅까지 방대한 내용을 커버한 커피 종합서 <Blue Bottle Craft of Coffee>를 공동 집필한 그 사람? 뭔가 모순적이지 않나?

전화통화에서 프리먼은 한 가지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었다. 블루보틀은 입지를 선정할 때 인구 통계와 시장조사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리먼은 자신과 블루보틀 CEO 브라이언 미한(Bryan Meehan)은 분석적이기보다는 직관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조지타운은 우리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확장한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인터뷰에서 미한은 인구 통계도 고려했음을 시사했다. 블루보틀이 조지타운에 매료된 이유는 거주민들의 높은 교육수준과 풍부한 여행 경험,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이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험 극장을 연상시키는 매장 인테리어는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도 보내지 않는다. 프리먼의 말에 따르면 의도적으로 잡다한 물품을 치워 고객들이 최대한 커피 경험에 집중할 수 있게 설계한 것이다. 커피 바 뒤편의 거대한 밝은 목재 프레임은 프로시니엄 아치 형상이고, 바리스타는 쇼를 이끄는 주인공 같다.

사진 출처: 워싱턴 포스터

미한은 블루보틀에는 마케팅 부서나 마케팅 매니저 같은 직책이 없다고 말한다. 브랜드를 알리는 사람들은 바리스타이며, 모든 바리스타는 오클랜드로 가서 6주간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물론 숙식은 회사가 지원한다. 프리먼은 궁극적으로 바리스타는 ‘내가 만난 최고의 소믈리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루보틀 바리스타들은 커피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들에게도 절대로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말하지 않도록 교육받는다. 사실, 바리스타라면 커피 문외한부터 큐그레이더 자격증 소유자까지 모든 수준의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매장의 인테리어 특성과 비슷하게 바리스타들은 커피에 관한 전문 지식과 능력을 과시하지 않고, 오히려 친절한 얼굴 뒤로 숨긴다.

블루보틀 조지타운의 바리스타들은 다른 바리스타들에 비해 더 많은 지식과 스킬을 갖고 있지만 굉장히 친절하고, 우아하다. 그렇지만 블루보틀도 6주간의 트레이닝만으로 아마추어를 챔피언 바리스타로 만들 수는 없다. 내가 만난 최고의 바리스타들은 하나같이 오랫동안 커피를 만들어 왔고 언제나 배움에 목말라 있다.

프리먼은 블루보틀의 메뉴가 많지 않은 것 역시 고객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푸어오버 바에서 하루에 2~3종류의 원두만 취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같은 원두가 48시간 넘게 사용될 수도 있다. 블루보틀은 이틀 이상 된 원두를 폐기하는 과거의 정책을 개정했다. 블렌드 원두는 4일, 싱글 오리진 원두는 일주일간 사용된다. 지난 15년간 블루보틀과 프리먼은 원두가 언제 최상의 맛을 내는지에 대해 많은 지식을 쌓았다.

미한은 “내부적으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성장할 때 어떻게 유지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발전할지를 고민한다.’”

블루보틀의 시각에서 조지타운 매장을 바라보면 우려했던 부분이 상당히 완화된다. 입지는 블루보틀이 본질보다 스타일을 중시한다는 전조가 아니다. 오히려 스타일리시한 매장 안에 본질을 잘 감춰두는 법을 배웠다는 신호이다. 스페셜티 커피가 메인스트림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한 적절한 움직임이다.

사실, 커피의 품질이 명성에 못 미친다면 이런 노력은 아무 소용없다. 필자는 현재까지 조지타운 매장을 세 번 방문했고, 모두 푸어오버를 주문했다. 두 잔은 페루와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이었는데 모두 산미보다는 단맛을 강조했다. 블루보틀 로스터들은 다채로운 플레이버 보다는 단맛을 극대화하는 지점을 찾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머지 하나는 에티오피아 네츄럴 원두가 포함된 쓰리 아프리카스(Three Africas) 블렌드였다. 지금까지 이 블렌드를 맛볼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단연코 이번 버전(달콤함, 과일향, 풀바디)이 최고였다. 이런 커피가 블렌드의 평판을 높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커피 때문에 (사업 전략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블루보틀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인용 기사 출처: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food/wp/2017/08/24/dont-fret-blue-bottle-coffee-hasnt-become-a-lifestyle-brand-not-yet/?utm_term=.039f7b809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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