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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커피 머신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신기술과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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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 업계 종사자들은 공정무역을 지지한다. 필자가 속한 로스터도 유기농 인증 생두만 사용한다. (컵, 뚜껑, 식기류 모두 친환경 제품만을 사용한다) 우리는 늘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의식한다. 빈말이 아니다. 커피 농부들을 만나고, 공정한 가격을 지지하고, 그들이 높아지는 커피 품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기금을 모으고, 후원한다.

이런 맥락에서, 커피 업계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과 내가 일하는 카페에서의 에너지 사용에 대해 모른 척할 수 없다.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는 고성능 머신이 보편화 되었는데 최고의 성능만큼 에너지 소모도 크다.

 

기본 메커니즘

물을 데우는 것은 커피의 기본이다. 스페셜티커피협회(이하 SAC) 골드컵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분쇄 커피에 닿는 물의 온도는 93℃ 내외가 적당하다. 브루 머신 및 온수기에서도 이 온도가 유지 되어야한다.

커피 장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온도 안정성과 리커버리 타임은 가장 중요한 두 요소다. 에스프레소 머신이든, 브루 머신이든 일관된 추출을 위해서는 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참고로, 머신이 급수된 물을 93.3℃까지 데우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리커버리 타임이다. 커피 머신의 발열체 (또는 히팅 엘리먼트)가 계속해서 작동해 물을 데우고, 93.3도를 유지한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경우 스티밍에 필요한 압력을 생성하기 위해 온도가 더 높게 설정된다. 스팀 보일러의 온도는 최대 126℃다. 물을 데우고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커피 머신의 기본이다. 물리학적으로 물을 93.3도까지 데우는 데는 특정 양의 에너지가 소요된다. 머신의 에너지 효율성이라 함은 결국 물을 데우고, 온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의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열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는 머신 안의 보일러를 고정하는 브래킷으로 열이 전도되는 것을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보일러에 단열 처리를 하는 것이다. 섬유 유리나 스티로폼으로 감싸 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놀라운 것은 대다수의 에스프레소 머신의 보일러는 단열재로 감싸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에스프레소 머신

시장에는 열교환 방식 싱글 보일러 에스프레소 머신이 많다. 보일러는 스팀 온도가 126℃가 도달할 때까지 뜨거워지고, 추출에 사용될 물은 보일러를 관통하는 튜브(열교환기)를 지나면서 데워진다. 하나의 보일러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아주 영리한 시스템이다. 

싱글 보일러 열교환방식 기본 원리 , 사진 출처: talkcoffee.com.au

그런데 현실에서 싱글 보일러 열교환 방식 머신은 그다지 매력적이라고 평가되지 않는다. 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위해서는 커피 재배부터, 배송, 로스팅, 추출까지 길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안정된 추출 온도야말로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온도 안정성을 위해 두꺼워진 보일러를 추가한 머신도 많다. 두꺼운 보일러는 물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유리하지만 늘어난 두께만큼 온도 유지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도 증가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고성능 머신이란 다량의 물을 안정적인 온도로 유지할 수 있는 녀석이다. 듀얼 보일러는 (싱글 보일러에 비해) 차가운 물이 덜 유입되기 때문에 온도 편차가 작다. 그룹헤드별로 독립된 보일러가 있는 머신도 있다. 고성능을 위한 설계이지만,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듀얼 보일러 방식 기본 원리, 사진 출처: talkcoffee.com.au

듀얼 (혹은 멀티) 보일러 기술은 고객들에게 일관된 고품질 커피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지만 더 많은 양의 물과 열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 시스템은 이제 일관된 커피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품이 되었다.

온도 안정성을 향상을 위해 보일러로 급수되는 물을 미리 데우는 ‘프리히팅’ 시스템을 차용한 머신도 있다. 이 시스템 역시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더 많은 물을 데워야 한다. 성능은 향상되지만, 더 많은 열, 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에너지 효율성과 뛰어난 성능이 꼭 상호배타적일 필요는 없다. 관련 업계에는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열 손실을 줄여줄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게임 체인저

기존 판도를 뒤집어 놓을 혁신은 바로 진공단열 보일러다. MIX 온수기 시리즈로 유명한 마르코(Marco)가 개발한 이 기술은 ‘진공단열 보틀’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이미 경험해서 알고 있는 것처럼 진공단열 보틀에 담긴 커피는 하루 종일 뜨거운 상태가 유지된다.

이 기술을 온수기에 적용하면 세팅된 온도를 유지하는데 드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에너지 효율성 향상은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보일러 용량을 줄여 더 많은 양의 온수를 더 빠르고, 더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카페에서의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열을 식히는데 필요했던 공간도 줄일 수 있다.

해당 기술은 더 발전하고, 업계 전반에 더 널리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진공단열 보틀 사용이 급증한 것처럼 말이다. 커피머신에 사용되는 에너지 기술의 핵심은 물 온도 유지이며, 진공단열 보일러는 그 임무를 훌륭히 수행한다.

 

에코모드

야간에 머신과 온수기의 전원을 차단하는 것은 아침에 히팅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 시간적인 측면을 제외하더라도 유의미한 에너지 절약 습관은 아니다. 사실, 머신을 다시 데우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는 밤새 머신을 켜 두는 것과 비슷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제조사가 사용하지 않을 때 보일러 온도를 60℃로 낮추는 에코모드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영업 외의 시간 동안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아침에 히팅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새로운 기준 마련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한 가지는 커피 머신의 에너지 효율 측정 기준이다. 미 환경보호국(이하 EPA)은 2016년 에너지 스타 프로그램(Energy Star Program, 에너지 효율을 라벨로 표시하는 프로그램)에 상업용 브루 머신을 추가했으며, 관련 기준은 현재 개정과정에 있다. 해당 프로그램의 취지는 제조업체들이 에너지 효율이 35% 개선된 제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지만, 애당초 비현실적인 목표였다.

(2016년) EPA는 최종 인증 기준을 발표한 이후 많은 제품이 SCAA(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 SCE와 통합되어 SCA가 되었다) 의 권장 커피 온도 (93.5℃ ±5℃)에 따라 설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EPA는 최종 기준을 결정할 때 보일러 온도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브루 머신 성능이 SCAA 지침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따라서 인증 기준을 높이는 개정안이 논의 중이다. 커피 머신의 에너지 효율에 관해 논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현실에서 요구되는 성능을 바탕으로 한 신설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브루 머신의 경우 이런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용 인증 기준이 마련되려면 수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커피 머신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려 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이 있다. 커피 퀄리티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면서 머신 기술도 그만큼 향상되었다. (최고의 맛을 위해 정밀성을 높였다) SCA는 커피 추출의 기준점을 제시함으로서 스페셜티 카페에서 요구되는 머신 성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EPA는 이런 기준을 참고해 에스프레소 머신은 어느 정도 성능을 갖춰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소비자가 머신을 구매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 인증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단열 기술은 에너지 절약은 물론, 열 보존 능력을 향상하고, 더 컴팩트한 디자인을 가능하게 했다. 즉, 퀄리티 좋은 커피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희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어쩌면 에너지 효율이 또 다른 혁신을 주도하게 될지도 모른다.

 

[보너스] 카페에서 에너지 효율성 높이는 팁

1. 냉장고 옆에 열을 발생시키는 장비를 배치해서는 안 된다.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인테리어를 하거나 기기를 배치할 때 이것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2. LED, CFL 등 에너지 효율이 좋은 전구로 업그레이드한다. 투자 대비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투자비는 2년 내에 회수할 수 있다.

3. 불필요한 조명을 줄이기 위해 동체감지센서를 설치한다.

4. 전기 미터기를 사용해서 어떤 장비가 에너지를 가장 많이 잡아먹는지 확인한다.

5. 온수 파이프에 1인치 두께의 단열재를 붙인다. 열 손실을 24~45% 줄이고, 30cm 당 최대 5달러를 매년 절약할 수 있다.

6. 새로운 장비를 구입할 때, 에너지효율 등급을 확인한다.

7. 에코 모드를 활용한다.

8. 냉장고의 증발기 및 콘덴서 코일을 분기마다 청소한다. 코일이 더러워지면 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기 때문에 조기 고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전력 소비도 급증한다.

9. 오래 사용했거나 손상된 도어 가스캣을 교체해 따뜻한 공기가 냉장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10. 컨베이어형 토스터는 피크타임 한 시간 동안만 사용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팝업 스타일 토스터 사용을 고려해 보자. 연간 100달러 이상 절약할 수 있다.

11. 탕비기 온도를 현지 위생 기준이 요구하는 최저치로 맞춘다. 보통 손을 씻는 싱크대는 43.3도, 식기세척기는 60도다.

12. 하루 중 특정 시간에만 필요한 장비들은 가동 계획표를 작성한다.

 

출처: Barista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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