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 FOOD

[이색카페 소개] PC방과 스페셜티 카페의 접점, Way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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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 어두운 조명, 자욱한 담배연기, 큰 칸막이와 대형 모니터, 장시간 플레이에도 요통 걱정이 없는 푹신한 의자가 떠오른다고? 그렇다면 세기 말 리니지,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던 아재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 PC방은 대부분 금연이고,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밝고 쾌적해졌다. 

게다가, 이제 스페셜티 커피까지 마실 수 있다고 하니… 참, 세상 많이 좋아졌다.

작년 가을 뉴욕 Lower East Side에 Waypoint Café를 오픈한 Luigino Gigante는 게임 및 하드웨어 리뷰어 출신으로 PC방 운영이 어색하지 않은 이력이다. 특이한 점은 Luigino가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진한 에스프레소로, 푸에르토리코는 가볍고 스위트한 푸어오버 커피로 유명하다. 즉, 정반대 성향의 대표적인 커피 강국이다. 둘 중 무엇을 선호하든 간에, Luigino가 커피에 관심을 갖고 커피를 즐기게 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Red Bull을 마시며 밤샘 공부를 할 때 Luigino는 콜드브루를 마셨다고 한다.

Waypoint Café는 게임과 커피에 대한 그의 애착을 하나로 엮은 공간이다. 우선, 카페 여기저기에 비치된 귀여운 소품들이 눈의 띈다. 게임 캐릭터 피규어와 인형은 게임 마니아들의 플레이 의욕을 더욱 자극한다. 게임 공간은 일반적인 PC방과 흡사하다. 대형 모니터 사이는 칸막이로 나눠져 있고, 고객들은 헤드폰을 끼고 편한 등받이 의자에 앉아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커피 브레이크를 위한 별도의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컴퓨터 앞에서 국물이 튈까 노심초사하며 라면을 먹을 필요가 없다. 대신, 바에서 커피와 빵을 주문해 테이블에서 편안히 즐길 수 있다. 적당히 카페인을 섭취하고 나면, 자리로 돌아갔을 때 게임이 더 잘 될것 같다. 

도입에서 얘기했듯이 Waypoint는 PC방과 ‘스페셜티 카페’가 결합한 이색적인 공간이다. 그런데 과연 여기서 제공하는 커피가 ‘스페셜티’라고 불릴 자격이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면 바를 한번 자세히 살펴보자. 스페셜티 카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라마르조코 리네아 클래식과 메저 그라인더 조합이다. 원두는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의 블랙캣. 바리스타의 실력이 형편없지만 않다면 맛이 없기도 힘들다. 뒤편으로 BUNN의 배치 브루어도 보인다. 게다가 현지 로스터 Death Wish에게 공급받은 콜드브루까지. 웬만한 스페셜티는 저리 가라 할 정도다. (카페 장비를 보아하니 컴퓨터도 엄청난 고사양이 아닐까?) 

지구 북반구를 덮친 폭염으로 밤낮없이 찜통더위가 기승이다. 누워도 잠은 오지 않고, 산책이라도 하자니 온몸이 금방 땀에 젖어 버릴 것 같다. 사실, 이런 날씨에는 카페가 최고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꽃향기가 사악 퍼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신나게 베틀그라운드 (또는 오버워치) 한 판 어떨까?

물론 Waypoint는 뉴욕에만 있기 때문에 한국 독자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희망컨대, 이 글에서 영감을 얻은 카페 사장님, PC방 오너 혹은 예비창업자들이 게임과 커피를 하나로 묶은 (Waypoint를 뛰어넘는) 신개념 카페를 열어 주길 바란다. 

 

참조: Spru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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