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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 에스프레소의 핵심인가, 부산물에 불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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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를 논할 때, 크레마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어떤 이들은 크레마가 에스프레소의 핵심이라고도 말한다. 그런가 하면 크레마는 에스프레소의 추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크레마에 대하여 다른 생각을 갖는 것일까?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살고 있는 프리랜서 작가인  는 각기 다른 세 명의 전문가들을 찾아 그들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에스프레소 ‘제대로’ 마시는 방법(이탈리아 보스처럼)

 

janice editor of perfect daily grind
Credit: Neil Soque

크레마는 무엇인가?

모두가 알다시피, 크레마는 에스프레소 추출의 산물이다. 이제는 유명한 커피 유투버가 된 영국 바리스타 James Hoffmann은 그의 책 ‘커피 아틀라스The World Atlas of Coffee’에서 물에 압력이 가해지면 로스팅 과정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용해한다고 설명한다. “추출된 용액이 다시 대기압으로 돌아오면서 컵으로 떨어질 때, 용액은 더이상 모든 가스를 안고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셀 수 없이 많은 미세한 거품이 배출됩니다. 이 거품은 커피 용액에 갇히게 되고 결국 안정적인 폼 형태를 띄게 되죠.”

‘스페셜티 커피The Craft & Science of Coffee’의 저자인 브리타 폴머는 크레마가 압력이 아니고서는 생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압력은 원두 안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물로 배출되도록 하는데 이때 음료 위에 안정적이고 비중 있는 폼이 생성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압력이야말로 일반적인 추출 방식에서 크림의 형성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결국, 에스프레소 머신 추출과 같은 고압력의 추출 방식이 크레마 형성에 있어 결정적이므로, 푸어오버나 배치 브루와 같은 수동적인 추출 방식에서는 크레마를 만들 수가 없다.

크레마가 알려주는 것은?

크레마는 에스프레소의 품질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음료를 마실 때 고객에게도 감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감독관이자 영국의 Cherry Coffee Training에서 커피 교육 디렉터로 일하는 Tim Sturk에게 크레마란, 커피의 신선함과 직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레마만으로 커피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도 덧붙인다. “크레마로 커피의 신선도, 추출의 퀄리티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크레마가 있기를 원하기도 합니다. 또한 크레마는 바리스타가 커피를 잘 다루고 있는지도 알려주죠. 하지만 제 경험상, 커피의 맛은 크레마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닙니다. (크레마와는 별개로) 실제로 맛을 봐야 알 수 있는 것이죠.”

그는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크레마가 커피의 신선도에 대한 척도가 될 수는 있지만, 실제로 맛을 보는 것이 에스프레소의 전반적인 풍미를 인지할 수 있기에 더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스웨덴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두 번 우승한 Steven Moloney 역시 크레마가 커피의 신선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크레마와 에스프레소의 상관관계를 탐구한 글에서 그는 “크레마가 커피가 얼마나 맛있을지에 대해 정확히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질 나쁜 커피를 다크 로스팅 온도로 로스팅해서 아름답고 두터우며 밀도 있는 크레마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의 맛은 당연히 나쁘겠죠. 크레마는 멋있게 보일 수 있지만, 에스프레소의 균형이 잡혀 있는가에 집중하는 것이 사실 더욱 중요합니다.”

Credit: Julio Guevara

고객에게 크레마란?

크레마가 바리스타들에게 막 추출한 에스프레소의 신선도를 알려준다면, 고객들에게는 무엇을 알려줄까? 연구에 따르면, 고객 역시 크레마의 존재를 알아차리며, 이것을 에스프레소를 판단하는 데 활용한다고 한다. 2015년 네스프레소와 네슬레의 리서치 센터는 파트너십을 통해 크레마가 고객의 기대와 실제 에스프레소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다. 다양한 퀄리티와 색상의 크레마를 가진 7잔의 에스프레소가 참가자들에 의해 평가되었다. 그 결과는 크레마의 존재가 더 나은 품질의 커피에 대한 기대의 척도가 됨을 보여주었다. 이는 또한 커피가 얼마나 부드럽고 고급인지를 더 많이 기대하도록 해주었다.

크레마가 실제로 에스프레소를 맛보기 전부터 사람들에게 특정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그 존재 유무는 고객이 일상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고 즐기는 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Trabocca의 품질 관리자인 Cerianne Burry는 크레마에 대한 고객의 기대가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고객이 ‘진한strong 커피 한 잔 주세요’라고 말할 때, 그들은 사실 스페셜티 커피 업계 사람들이 이해하는 강도strength를 의미하는 게 아니더군요. 보통, 그들이 원하는 건 좀 더 쓰거나 바디감이 강한 것이죠.  그러니까 더 길게 추출한 샷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샷은 좀 더 가벼운 크레마를 가지겠죠. 그러면 추출이나 카페인의 측면에서 더 높은 강도를 갖게 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추출 과정이 뉘앙스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에스프레소는) 추출량이 더 많을 수는 있지만 맛이 더 강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훨씬 더 거칠게 분쇄된다면 역시 더 약해질 수 있죠. 크레마가 어떻게 보일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너무나 다양합니다. 그래도 컵 프로파일의 맛이나 추출물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과 그것이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에요.”

크레마로 무엇을 연상하는지 알기 위해 고객의 에스프레소 선호도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Cerianne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이것은 그저 당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언제 당신이 그들이 접해보지 않았거나 다르게 보이지만 기대보다 더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보여줄지를 알기 위한 지식의 부분일 뿐입니다. 그렇게 하는 방법은… 회사나 손님마다 매우 달라지죠.”

Credit: Neil Soque

저어서 섞기 VS 걷어내기

크레마는 보통 쓴 맛이 나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그 자체 보다 더 쓸 수도 있다. 세 번의 그리스 브루어스 컵 챔피언이자 월드 브루어스 컵 결선에 두 번 진출한 Stathis Koremtas는 “만약 커피에서 크레마를 분리한 후 마시면, 더 달콤해질 겁니다.”라고 말한다. 크레마의 강렬한 풍미 때문에, 이를 다루는 데는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크레마를 걷어내야 한다고 추천하는데, 반면 다른 이들은 크레마를 저어서  섞으라고도 한다.

Cerianne의 의견은 크레마가 에스프레소에 섞여 들어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냥 크레마를 마시면.. 꽤 쓰죠. 그러니 에스프레소를 마실 때는 항상 크레마를 저어서 섞어들어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신으로 부터 여러 층위로 추출되기 때문에 이 층들을 모두 섞어 마시길 바랄테니까요. 크레마만 맛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Tim 역시 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 “저는 에스프레소를 저어 마시는데요, 그 이유는 용해된 물질들을 섞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주 작은 공간에 들어간 입자들의 농도가 꽤 높거든요. 잘 저어주는 것은 이를 쉽게 분리하고 모든 풍미를 섞어주는 것인데, 여기에는 크레마의 풍미 역시 포함됩니다. 저는 쓴맛이 에스프레소와 커피가 가진 전반적인 맛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쓴맛을 원하지만, 그것만 따로 느끼고 싶진 않죠.”

에스프레소를 휘저어 마셔야 하는 이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이에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전직 바리스타이자  ‘New York City Coffee: A Caffeinated History(국내 미출간)’의 저자인 Ever Meister는 그의 글에서. 이론상으로, 에스프레소의 크레마를 걷어내는 것은 마시는 사람의 혀에 남은 질감을 지워내는 동안 그 자체의 쓴맛과 입안을 뒤덮은 거품을 없앨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결과적으로 크레마를 걷어낸 음료는 눈에 띄게 단맛이 나고 바디감 역시 가벼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쉽게 가라앉는 것을 원한다면, 일반 커피를 마시는 게 낫겠죠.”라고 말했다.

이 쓴맛은 에스프레소 안에 존재하는 다른 풍미들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 “성배Holy Grail는 한 잔의 커피에서 산미와 단맛, 그리고 쓴맛이 서로 잘 어우러지는 균형을 찾습니다. 만약 에스프레소에서 이러한 요소 중 하나라도 과하게 두드러진다면, 그건 균형이 맞지 않는 거죠.” Tim은 또한 에스프레소는 “쓸 수도 있습니다. 그 쓴맛이 산미 그리고 단맛과 균형이 잡히기만 한다면요. 우리는 인간적으로 쓴맛을 갈구하죠. 왜냐하면 그것이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그저 쓴맛이 우세한 것을 원하지 않을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Credit: Neil Soque

크레마 생성 통제하기

크레마에 대한 선호도는 개인적이다. 이는 당신의 고객이 원하는 유형의 크레마를 형성하기 위해서 다양한 변수들이 크레마가 형성되는 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타이밍, 온도 그리고 커피의 종류 등을 포함하는 변수들은 크레마를 거칠게 혹은 얇게, 어둡게 혹은 밝게, 그리고 크리미하거나 거품이 많거나 하도록 만들 수 있다.

허니과 내추럴 프로세싱을 거친 커피는 (이 커피들이 더 많은 지질, 지방, 고형분, 단백질, 설탕, 미네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로 더 많은 크레마를 생성하는 반면 워시드 프로세싱 커피는 더 적은 크레마를 생성한다. 품종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로부스타 커피는 보통 더 많은 크레마를 형성하지만 이 크레마는 아라비카 커피의 크레마에 비해 덜 조밀하고 아로마 역시 약할 것이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존재하는 온도와 압력은 당신이 만드는 크레마의 유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높은 온도는 추출과 압력을 증가시키는 반면, 낮은 온도는 이 둘 모두를 감소시킨다. 이는 당신의 크레마가 가볍고 얇고 빨리 사라진다면, 에스프레소가 과소 추출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보통 너무 거칠게 갈린 원두를 썼거나 너무 적은 커피로 추출해서 발생한다. 얇은 크레마의 덜 흔한 원인은 머신의 압력이 너무 낮거나 커피가 너무 오래되었거나 혹은 물이 너무 차가운 경우일 수 있다.

어둡고, 고르지 않고, 거품이 많은 크레마는 과다추출된 에스프레소에서 볼 수 있다. 이는 너무 많이 커피를 갈았거나 너무 많이 사용했을 때 일어난다. 또한 커피가 너무 세게 탬핑되었거나 물이 너무 뜨거웠음을 보여줄 수도 있다.

에스프레소 애호가라면, 당신도 크레마의 중요성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가 있을 것이다. 당신이 어둡거나 밝은, 혹은 두껍거나 얇은 크레마를 좋아하든지 간에, 그것이 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크레마가 어떻게 형성되고 그것이 어떻게 보일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각각의 고객에게 맞는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모디쉬스푼으로 크레마를 지키면서 에스프레소를 휘젓는다!

기사원문출처: Crema: How It’s Formed, What It Tells Us, & How to Learn From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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