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커피의 향기를 맡으며 하루가 시작되는데, 막상 한 모금 마시고 나면 기대와는 다른 실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커피는 맛보다 향이 더 좋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맛을 평가할 때 신선하고, 크런치하며 크리미하다는 표현 등을 이용하여 설명한다. 그런데 이 표현들은 실질적인 맛보다 텍스처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혀에 갖고 있는 맛의 인지 구조가 물론 복잡하지만 동시에 제한적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우리가 느끼는 맛은 결과적으로 우리가 맡는 향에서 비롯된다. 코를 막고 식사를 해보면 우리가 느끼는 맛에 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후각 기능에는 이중 감각 양상을 지니고 있어서 특별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커피는 맛으로 느낄 때보다 향으로 맡을 때가 더 좋을까?
University of London의 Barry Smith 교수에 의하면, 커피의 향을 맡을 때 코의 감각이 뇌에 전달하는 내용과 그 커피를 삼키면서 일어나는 호흡 작용이 뇌에 전달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후자의 경우에 커피의 향에 대한 반응이 더 제한적이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경험하는 커피의 향은 그 커피의 맛보다 더 좋게 느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