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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는 왜, 어떤 음악을 틀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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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없는 피트니스클럽에 가본 적 있나? 굉장히 어색하다. 기합 소리, 거친 숨소리, ‘쿵’하고 장비를 놓는 소리 등에 귀가 따갑다. 하지만 음악을 틀면, 어색한 친밀감이 사라진다. 사실, 음악이 깔리면 운동뿐만 아니라 일과 인생이 더 즐거워진다. 카페도 마찬가지다.

나는 카페에서 내 인생의 상당 부분을 보냈다. 지난 수년간 바리스타로 일했고, 개인적으로도 카페를 자주 찾는다. 덕분에 어떤 음악이 카페에 적합할지에 대해서도 오래 고민해왔다.

알코올이 대화를 부드럽게 해 주는 것처럼 음악은 커피숍 고객들을 편안하게 해준다. 백색 소음과 배경 음악이 만나면 고객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칸막이가 형성된다. 덕분에 카페라는 퍼블릭한 공간에서 섬세한 작업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음악이 깔리면 에세이 쓰기부터 이메일 답변까지 모든 일이 한결 부드럽고, 수월해진다.

카페에서 음악을 틀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문제는 어떤 음악을 틀지다.

여건만 된다면 이런 라이브 뮤직이 최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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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정보의 나눔터, 커피하우스

1700년대, 커피숍 혹은 ‘커피하우스’는 자기성찰의 공간이자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도피처였다. Markman Ellis는 저서 <더 커피 하우스: 문화적 역사, The Coffee-house: A Cultural History>에서 커피하우스 (혹은 카페)를 지식을 나누고, 정보를 교류하는 접점이라고 설명했다,

커피하우스는 따뜻하게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특화된 정보의 장이 되었다. 인문학자 및 과학자들에게 커피하우스는 토론 및 아이디어 교환에 가장 중요한 장소이다. (커피하우스는) 상호 검토, 백과사전, 연구소, 심포지엄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중요한 연구 도구로 발전했다.”

Ryan은 자신의 LA 매장에서 Sonos 사운드 시스템을 사용해 힙합, 인디, 소울 등의 장르를 적절히 믹스해 플레이한다. Verve Coffee Roasters는 굉장히 긴 플레이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리스트의 곡들은 각 매장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간대마다 섬세하게 리스트를 선별하는 것이다. 아침에는 클래식이나 네오 소울. 오후에는 카페의 분위기를 ‘업’시킬 힙합이나 빠른 템포의 록. 저녁은 차분한 분위기의 포스트록 또는 일렉트로닉 등등.

당신의 플레이 리스트에는 어떤 곡이 있나?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 

Ryan이 일했던 카페 중에서 직접 음악을 고르지 않아도 되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다. 그의 취향은 스카(ska, 1960년대를 전후로 자메이카에서 발생한 음악 스타일) 쪽이고, The Cramps 같은 밴드를 좋아한다. 하지만 Ryan은 중요한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이 아닌, 적절한 음악을 플레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젊은 시절이었다면 Power Trip이나 D.R.I.의 음악을 틀었겠지만, 그건 누구나 좋아할만한 음악은 아니죠.”

플레이리스트의 곡들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무난하지만 좀 지루해요”라고 평가한다.

사우스캘리포니아주 그린빌(Greenville)에 위치한 Due South Coffee Roasters의 바리스타 Jenny Smith에게는 재량권이 좀 더 있다. Jenny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플레이리스트를 스트리밍한다. Pandora Radio를 사용해 R&B, 펑크, 재즈를 균형 있게 플레이한다.

Jenny는 “음악은 고객의 기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음악을 틀려고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의 선곡 실력이 점점 더 향상되었다고 말한다, “이제 고객들이 줄을 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커피숍에서 흔히 듣게 되는 인디 음악에 대해서는 “너무 뻔하고, 너무 많이 들었어요”라고 말한다. 인디 음악은 Jenny의 취향이 아니다. 그녀는 카페 분위기에 맞게 좀 더 특색 있는 음악을 원한다.

신중히 선곡을 할 때는 마치 DJ가 된 듯한 느낌도…
바리스타의 센스를 믿어보자 

물론,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이용하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Jenny도 자기가 좋아하는 곡만 재생하지는 않는다. 추천플레이 리스트가 원하던 카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한 곡, 한 곡 직접 선곡하지 않는 한 그러기는 쉽지 않다.

내가 아는 바리스타들은 모두 센스가 뛰어나다. 미술, 영화, 음악 등 다방면으로 훌륭한 문화적 소양을 가지고 있다. 또한, 바리스타는 (플레이리스트와 다르게) 계속해서 카페를 살핀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분위기를 읽고, 적절한 선곡을 한다.

이것이 플레이리스트가 아니라 인간 바리스타가 직접 선곡을 해야 하는 이유다. 훌륭한 선곡은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뛰어난 안목을 바탕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잘 읽는 데서 완성된다. 이것이 당신의 카페에 생명을 불어넣고, 정체성을 확립할 방법이다.

유용한 선곡 팁 중 하나는 앨범 전체를 플레이하는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수록곡 중 몇 곡만 알려졌지만, 나머지 곡들도 훌륭한 앨범을 고르는 것이다. The Cure of Sade가 훌륭한 예다. 이제 선곡은 바리스타에게 맡기자. 그것이 우리가 찾던 정답일지도 모른다.

 

원문 출처: https://www.baristamagazine.com/soundtrack-coffee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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