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커피와 사회적 기업, 그들의 연결고리

Google+ Pinterest LinkedIn Tumblr

파이낸셜타임즈에 의하면, 전체 스타트업 중 약 1/3가량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기사에서, 2018년 영국에서만 99,000개에 달하는 이러한 스타트업들이 144만 명을 채용했으며 모두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일련의 행동들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날의 사업가들은 좋은 일을 한다는 것에 제반되는 또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커피업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커피 제 3의 물결에서는 투명한 거래와 도덕성이 큰 이슈이다. 소비자들은 그들이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맛있다는 것을 넘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래된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며 사회적인 책임감을 느낀다.

2015년 4월 15일, 시애틀 Capitol Hill의 리저브 플래그십 매장에서 로스터 오퍼레이터 Brandon Cohen(왼쪽)와 마스터 로스터인 Shawn Sidey(오른쪽)가 하프 파운드에 40 달러인 브라질 Sitio Baixadao의 로스팅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원두로 채워진 서큘러 장비는 약 5분 가량 식혀준다. 로스팅은 430도에서 13분 간 진행된다.

사회적 기업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사회적 기업란 이윤을 추구함과 동시에 사회적인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일컫는다. 이런 기업들은 기존에 존재하던 사업전략들을 활용해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면서 사회적인 활동과 환경적인 활동을 병행한다. 효율적인 사회적 기업이라 함은 그들의 이윤과 사회적 책임을 분리할 수 없는 공통의 목표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런 것을 ‘목표기반의 이윤’이라 칭한다.

기존의 기업 생태계에서 이런 목표를 기반으로 한 이윤을 구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Tec Rosner는 이러한 사회적인 책임을 통감하며 어린 범죄자들에게 로스팅 스킬과 바리스타 스킬을 적극적으로 교육하는 Redemption Roasters의 공동창업자이다. 그는 “만약 당신이 어떤 회사의 대표인데 내 일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사회적인 기업이라 할 수 없고 포용하는 기업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인 내 이윤의 기반이 사회적인 목표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어떤 목표를 추가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사회적 기업, 커피 업계로의 발돋움

사실 따지고 보면 카페 중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카페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예 사업모델 자체에 사회적 책임이 뿌리깊게 박혀있는 곳도 있다. 2015년 런던 근방의 Peckham에 설립된 Old Spike Roastery는 노숙인들을 위해 로스팅 교육을 실시하고 채용정보를 제공하며 거주지를 찾는데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런던의 Redemption Roasters는 영국법무부로부터 교도소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해줄 것을 제안받은 Max Dubiel와 Ted Rosner에 의해 설립됐다. Max는 어린 수감자들에게 커피유통에 대해 교육하고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가르쳐주기 위해 HMYOI Aylesbury 교도소(18~20세 수용 교도소)에 대형 로스터기와 교육장을 제안했다.

대표 로스터 Marcus Wood는 교육 참가생들이 일주일에 최대 1.5톤의 생두를 로스팅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나의 임무는 로스팅하는 것도 있지만 미래의 로스터들을 교육시키는 것도 있다”며 “물론 이 일 자체도 재미가 있지만 여기에 있는 교육생들에게 커피에 대한 애정을 심어주고 매일 새로운 커피를 경험하는 것이 즐겁다”고 덧붙였다.

교육생들은 원두를 볶고 포장하고 도매상과 Redemption Roasters의 직영 카페들, 그리고 다른 교육장에 유통하고 있다.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사회적 기업들은 어떻게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사회적 기업과 자선단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회적 기업은 자체적으로 재무적 서포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빠른 전환이 가능하며 융통성이 생긴다는 점이다. 상업적 성격을 띄고있기 때문에 기부자들에게 얽매이는 자선단체와는 활동가능범위가 다르다.

커피시장처럼 특히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는 ‘목표기반의 이윤’ 사업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이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 자체가 단지 마케팅 포인트가 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먼저 알아보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2019 딜로이트 글로벌 밀레니얼 조사에 의하면 “밀레니얼과 Z세대 사람들은 그들이 믿는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에 호감도를 가지고 지지하며 오히려 그들의 어떠한 기업이 그들의 가치와 상반될 경우 해당 브랜드를 떠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처음 HMYOI Aylesbury에 교육장을 설립한 Redemption Roasters는 현재 HMP Bullingdon, Spring Hill, Wormwood Scrubs에도 교육장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커피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회사가 재정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것이 사회적인 책임을 이행하는 것과 가까운 연관이 있다.

Max는 “범법자를 채용한다는 것에 대해 편견이 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고객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교화’가 우리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하고 이름에도 들어가있지 않은가”라고 전했다.

이런 긍정적이고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들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고객들과 원두 도매상들이 단순히 높은 품질의 스페셜티 커피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스토리를 알고 그들의 선택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충성도가 높은 직원은 단순한 돈벌이보다는 높은 가치를 실현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그들의 투자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은 어떻게 인생을 바꿀 수 있나?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기업들은 그들의 사업을 기존에 있던 마진율을 본다거나 매출/이익 성장률을 보는 등의 방법으로 사업의 성공이나 실패를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사회적인 임팩트도 역시 사업의 퍼포먼스를 가늠하는 잣대로 삼을 수 있다.

Aylesbury의 Redemption Roasters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교육생이 말하길 “아침에 일어나면 일하러 가는게 기다려진다. 한 번도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이런 기분이 처음이다. 근데 여기에 들어오면 내가 수감 중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여기서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기분이, 만약 나쁜 길로 빠지지 않는다면, 사회에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일 거 같다”고 말했다.

Redemption Roasters는 교육생들이 졸업 후 관련업계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에도 도움을 주고 있고, 직영점을 통해 그런 기회들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원두 거래도 물론 증가추세이지만 현재 Redemption Roasters는 4개의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이렇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며, 범죄재발율도 낮출 수 있다. 그리고 커피를 더 많이 판매하면서 매출도 올라가게 된다.

사회적 기업들은 인도주의적인 감성을 판매하며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자선단체도 아니다. 그들은 자본주의의 사회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 뿐이다. 당신이 다음에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가거나 원두를 구매할 일이 생긴다면, 사회적 기업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바리스타뉴스는 커피 전문 웹 매거진입니다. 국내외 커피 이슈는 물론, 각종 커피상식, 카페운영 노하우 등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합니다. 바리스타뉴스 컨텐츠의 무단 배포 및 수정, 복사를 금합니다.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