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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 경고 표시’ 판결에 대한 캘리포니아 커피 업계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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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28일 수요일 캘리포니아 법원은 커피에 발암 경고 표시를 해야 한다는 잠정 판결을 내렸다. 커피 업계에 몸담고 있다면 당연히 이 소식을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뉴욕타임스, CNN, NPR, BBC 등 주요 언론에서도 이 소식을 크게 다뤘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커피 업체들은 새로운 규정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향후 수개월간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우려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비영리기관 ‘독극물 교육 및 연구 위원회(Council for Education and Research on Toxics)’는 직원 수 10명 이상의 사업장은 고객에게 제품 내 발암물질 또는 유독 성분의 존재 여부에 대해 알리도록 규정하는 ‘식수 및 독성물질 관리법(Safe Drinking Water and Toxic Enforcement Act)’을 근거로 2008년 스타벅스를 비롯한 수십 개의 커피 업체를 고발했고, 그에 따른 판결이 이번에 내려진 것이다.

문제가 되는 발암 물질은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라는 화합물로 로스팅 과정에서 생성된다. (커피에 녹아 있는 상태가 아니라) 유리된 다량의 아크릴아마이드는 동물에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때문에 캘리포니아의 발암물질 리스트에 올라있다. 이번 법률공방에서 답하려 했던 질문은 과연 커피 안의 아크릴아마이드가 해로운지 여부였다. 법원은 커피 판매업체 측에서 무해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판매업체 측이 이를 증명하지 못한 것이다.

최근 커피가 무해할 뿐만 아니라 건강상의 이점이 많고, 암 발병 위험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발표되었는데, 이번 판결은 그것과 상충한다. 국제암연구기구부터 전미생명공학정보센터, 전미 위장병학협회, 미국 암 연구소까지 유관 기관은 커피에 발암 경고를 할 필요 없다고 단호히 주장해 왔다. 과학자들은 오히려 커피가 암을 예방해 준다고 말한다. 전미커피협회와 스페셜티커피협회(SCA)는, 커피의 발암 위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며 이번 판결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담당 판사는 잠정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커피 업체들에게 몇 주간의 이의신청 기간을 주었다. 세븐일레븐을 포함한 일부 피고는 이미 합의를 끝냈다. 민사 벌금은 8년간 매일 커피를 마신 사람 한 명당 최대 $2,500달러에 달할 수 있다.

이 소송은 자체 법무팀과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대형 커피 회사들을 겨냥한 것이지만 캘리포니아 커피 산업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소규모 업체에게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과연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필자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카페 오너 및 매니저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 보았다.

로스앤젤레스의 Yes Plz의 Tony Konecny는 지난 수요일에 판결이 내려진 이후 대형 커피 업체의 라벨이 바뀌는 것을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례로, 인텔리젠시아 Silver Lake점의 바 사인이 바뀌었다. 그는 “자금력이 풍부한 업체들은 그들이 잠재적인 타깃임을 알고, 사전대책을 강구 중입니다. 영세한 업체들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타 지역으로 배송할 때는 해당 판결이 어떻게 적용될지 우려한다, “제 사업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샌 디마스 소재 The Roasted Bean의 Brian Gomez 또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커피 애호가들은 커피의 긍정적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 및 커피 회사를 신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고객이 물으면, 저는 솔직히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 사견임을 꼭 밝힙니다. 제가 공부한 바에 따르면, 커피는 마셔도 안전하고, 건강에 이롭습니다. 커피가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저는 커피 사업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샌디에이고 소재 Cafe Virtuoso의 Savannah Phillips 역시 이번 판결이 현재의 커피 소비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번 판결은 커피 비즈니스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을 것입니다. 커피 소비자들은 영리한 분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습관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LA 소재 G&B Coffee의 Kyle Glanville는 근거 없는 경고 표시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셈입니다. 이렇게 불완전한 정보가 어디 있습니까? 사실, 커피라는 게 그렇습니다. 너무 좋아서 믿기 힘들 정도죠. 매일 커피를 많이 마시면 더 행복해질 뿐, 암에 걸리지 않습니다. 제가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커피는 환상적인 녀석이에요!”

버클리 소재 Bartavelle Coffee and Wine Bar의 Sam Sobolewski도 비슷한 생각이다, “경고 라벨이 과학적인 합의를 반영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객들에게 라벨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산 호세 소재 Chromatic Coffee의 Wendy Warren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몇 년 전에 이미 경고 사인을 세워 두기 시작했다, “경고 사인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커피가 건강에 좋다는 뉴스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소비 패턴의 변화가 생길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라벨 교체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뿐입니다.”

Glanville과 Konecny는 주요 커피 무역기구들이 함께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하고 (NCA는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업체들이 조직화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공급해줄 것을 기대한다. Glanville은 무시무시한 총기는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면서 커피같이 안전하고, 유익한 상품이 유해하다고 공격을 받는 현실에 좌절감을 표한다, “(커피)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상어가 가득한 바다에서 헤엄치는 느낌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소규모 업체들은 자신을 보호할 재원 없이 소송을 전문가들의 먹잇감이 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이번 판결의 영향을 겪게 될 이들은 비용과 운영은 물론 장기적인 커피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필자가 만난 카페 오너들은 이번 판결로 어려움을 겪겠지만, 고객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커피를 마실 것이라고 믿는다. 경고 라벨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면서….  

 

 원문 출처: Sprud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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