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커피에 진심을 담아 건네는 영화 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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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을 때, 친구가 필요할 때,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을 달래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몸서리치게 힘든 날에는 집을 나서 아늑한 카페를 찾아 폭신한 카페 라떼 한 잔을 앞에 두고 스스로를 안아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많은 영화가 커피를 보여주지만, 힐링이 정말 필요할 때, 쓰라린 가슴을 메만져 줄 수 있을 영화를 꼽는다면, 바로 이 두 편이 될 것이다. 익숙한 세상을 훌쩍 떠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그리고 타인을 끌어안아주는 용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영화 <카모메 식당>과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주는 주문, ‘코피 루왁’

작고 소박한 식당을 운영하는 사치에. 어느 날 전주인이 찾아와 커피 맛있게 내리는 주문을 알려준다. 물을 붓기 전 원두에 손가락을 대고 ‘코피 루왁’이라고 작게 속삭이는 것. 그리고 ‘오직 한 사람’을 위해 만든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해 물을 붓는다.

동명의 오니기리 식당이 인기를 끌만큼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던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는 장면은 자주 등장한다. 머나먼 북유럽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힐링이 되어주었던 <카모메 식당> 속 이 커피 주문은 다음 대사에서도 드러나듯, 스스로에게 혹은 상대에게 따스한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진심을 담았기에 그 효력을 가진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는 누군가가 나를 위해 만들어준 커피예요.”

<카모메 식당>

2006 | 일본 | 드라마 |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 고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출연

 

그게 세상이 끝이라고 한다면, 일단 한 잔 해요.

술 한 잔이 아니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고된 몸을 잠시 작은 의자에 기대고, 따뜻하고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온몸을 감싸는 훈기와 입 안을 감도는 아로마에 자신도 모르게 살짝 눈이 감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조금의 위안은 되지 않았을까.

조용한 바닷가 마을의 한 카페와 민박집을 둘러싸고 이어지는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영화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 어려서 헤어진 아버지의 행방을 찾아 아버지의 고향 버려진 창고를 고쳐 카페를 여는 미사키. 밤에도 보일 수 있도록 전등을 달아놓은 그녀의 카페에는 싱글맘의 아이들인 아리사와 쇼타가 일하게 되면서 각자 누군가를 상실한 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마음을 다잡아간다. 쓰레기로 가득 차 있던 창고, 기능을 잃은 민박집이 커피를 매개로 서로를 힐링해준 이들을 통해 따뜻하고 밝은 공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바라보노라면,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살짝 방향을 틀어, 세상의 시작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얻게 된다.

“태연하지 않아요. 다만, 그런 일로 지고 싶지 않아요.”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

2014 | 일본 대만 한국 | 드라마 | 치앙슈치웅 감독 | 나가사쿠 히로미, 사사키 노조미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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