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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카페 메뉴 사진 잘 찍는 법(카페 인증샷 잘 찍는 법)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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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 어떠한 수익도 얻지 못하는 콘텐츠라 아쉽]

by 김커피

카페 운영에 있어서 가장 큰 마케팅 채널은 역시 인스타그램이다. 요즘엔 인스타 인증용 메뉴를 시그니처로 내세우는 경우도 많다. 바리스타로서 커피의 심장인 에스프레소에 가장 자신 있다 해도, 수많은 사진들 속 에스프레소는 그렇게 튀는 친구가 아니다.

비주얼이 멋진 음료를 지녔든 그렇지 않든, 카페 메뉴 사진은 일단 잘 나오고 볼 일이다. 멋지면 멋진 대로, 그렇지 않아도 내 카페만의 분위기와 철학을 담을 수 있다면 수수한 느낌의 아메리카노 사진이라도 매력이 철철 넘친다.

하이엔드급 DSLR을 가지지 않아도 좋다. 어차피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의 카메라 기능은 이미 어지간한 카메라 뺨치는 성능을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느낌이다. 피사체- 이때는 우리 카페 메뉴가 되겠지-의 가치와 매력을 부각시키면서도, 내 카페의 분위기와 신념을 보여주는 것. 그것을 위한 아주 간단하고 기초적인 몇 가지를 추려보았다.

 

1. 밝은 곳에서 촬영한다

[원하는 색감을 모두 얻을 수 있다. 따뜻한 느낌도 들고.]
기본이다. 카페는 제대로 된 스튜디오가 아니다. 또한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다(적어도 그렇다고 가정하자). 그러니까, 전문가용 조명장비가 있을 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흔들림 없이 깔끔한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충분한 조도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알다시피 어두운 곳에서는 노이즈나 흔들림이 발생하기 쉽다.

낮이라면, 햇빛이 잘 드는 창가 자리를 고른다. 자연광만큼 좋은 조명은 없다. 이미 해가 지고 난 시간이라면, 조명 바로 아래에서 촬영한다. 이미 10대 시절부터 알고 있지 않은가? 스티커 사진- 하두리 시절을 통해 우리는 이미 배웠다. 사진발은 역시 조명발! (이렇게 나의 나이는 탄로나는데..)

 

 빛을 잘 이용하면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프랑스의 스트리트 아티스트이자 포토그래퍼인 Philippe Echaroux는 LED손전등과 다 먹고 난 빅맥 박스로 멋진 인물 사진을 찍었다. 물론 라이트룸 모바일과 포토샵 픽스 등의 보정 프로그램을 거치긴 했지만, 간단한 아이디어로 생각지도 못한 비주얼을 만나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조명의 중요성이자, 창의성의 결과물 아니겠는가! 출처:Philippe Echaroux]

물론, 가능하면 야외 촬영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카페에서와는 또다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자연주의적인 느낌적인 느낌을 살리면서 우리 카페가 오가닉한 느낌도 줄 수 있..]

 

2. 실내가 어둡다면 삼각대의 도움을 받는다.

[삼각대와 함께라면 밤에도 흔들림 없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좋은 사진을 얻기 힘든 경우는 대부분, 충분한 광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내 촬영이 불가피하다면, 삼각대를 사용해보자. 내장 플래시를 사용했을 때 빚어지는 참사는 더이상 설명을 생략한다. 우리는 느낌 있는 사진을 원하니까. 물론 사진은 깔끔하게 나올지 모른다. 하지만 정말 맛없어 보이는, 아마 30년 전에 찍은 것 같은 촌스러운 사진이 나올 수도 있다. 우리의 사랑스러운 시그니처 음료는 배경과 동떨어져 마치 합성 같은 느낌을 줄 것이다.

이럴 때는 플래시를 사용하기보다 삼각대가 답이다. 흔들림 없이 조리개가 충분한 여유를 갖고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보다 자연스럽게 배경과 조화를 이루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요즘은 스마트폰 삼각대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니 부담도 적다.

여기서 꿀팁 하나, 타이머를 사용하면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미세한 떨림까지도 방지할 수 있다.

 

3. 다양한 구도를 시도해보자

[주인공이라고 해서 반드시 센터에 둘 필요는 없다. 걸그룹은 아니니까]

사진은 프레임에 담기는 구도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분명 같은 풍경을 찍었는데도 묘하게 어색한 사진은 보통 정직한 구도를 가지고 있다. 무조건 피사체를 가운데 두거나, 세로로 찍었을 때 더 좋았을 사진을 역시 모두 가로로 찍는 경우다. 위 사진은 가운데에서 약간 왼쪽 아래에 치우치게 찍었다. 그래서 상대편의 음료와 밸런스를 이룬다. 초점을 이쪽에 두어 뒤쪽이 흐려진다 하더라도, 색감이 유지되기 때문에 주변의 분위기를 담아내면서 피사체를 부각시킬 수 있다.

보통 여백을 줄 때에는 위쪽보다는 아래쪽을 좁게 둠으로써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도록 하는데, 이를 역으로 이용해보는 모험도 좋다. 불안정한 느낌이 주는 신선함을 이용해보자.

위 사진처럼, 오히려 피사체를 카메라로부터 조금 떨어뜨려놓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이 카페의 분위기와 이 음료의 매력을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 카페의 카페라테가 담기는 잔, 그것이 보여주는 독특한 감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구도를 찾아본다.

[망원동 한가운데에서, 산사에 앉은 기분을 잠깐 느꼈다. 이것이 이 매장의 매력이다]

망원동의 젤라또 가게에 갔을 때,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독특한 인테리어와 젤라또를 서빙하는 방식이었다.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듯한 인테리어와 동양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컵 받침을 모두 담기 위해서 과감하게 세로로 찍고, 녹차 젤라또의 색감과 인테리어된 식물을 함께 담았다. 물론 이 사진은 정사각 프레임에 최적화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적절하지 않다. 내가 올리고자 하는 플랫폼의 적절한 프레임을 생각하면서 사진을 찍는 것 역시 중요하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경우, 정사각 프레임을 정석으로 한다. 이 경우, 정사각 프레임에서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는 구도를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사진을 찍은 그대로 담기 위해서 가로로 찍었다가, 타임라인에서 제대로 잘려 나간다면,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없을 뿐더러, 당신이 목적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없을 것이다.

 

4. 소품을 활용한다

메뉴 사진이라고 해서 정직하게 메뉴만 찍고 있다면, 소품 활용에도 눈을 돌려보자. 사진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준다. 인터넷 쇼핑몰이 괜히 해외로 촬영 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커피 잔의 패턴과 유사한 패브릭으로 사진에 느낌을 더했다]

당신의 매장이 자연주의를 표방한다면, 식물을 활용할 수도 있다. 대나무로 엮은 발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당신이 피규어 마니아라면, 아끼는 피규어와 함께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과 같은 것을 좋아하는 팬이 새로운 고객으로 나타나 즐거운 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서빙되는 잔과 비슷한 크기의 소품을 배치하고 대비되는 색상의 소품을 뒤에 둠으로써,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계절감을 드러내는 소품이나 배경 연출도 좋은 방법이 된다]

같은 메뉴를 찍더라도, 계절이나 시기에 따른 소품을 함께 배치함으로써 또다른 생동감을 부여해줄 수 있다. 판에 박힌 사진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던 느낌을 연출해주는 것은 수많은 사진들이 오고가는 피드에서 눈에 확 띄는 개성을 표현하게끔 해준다.

사실 소품을 활용하는 것은, 메뉴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뿐 아니라 사진의 여백을 채우면서 안정된 구도를 연출할 수 있다. 카페라떼나 마키아토 같이 흰색이 강조되는 메뉴라면 색깔이 있는 소품을 배치한다. 음료와 소품의 색깔은 차별되게 설정하는 것이 좋지만, 시선을 분산시키는 복잡한 패턴이나 지나치게 화려한 색깔은 금물이다. 여전히, 주인공은 우리의 메뉴여야 하니까.

 

5. 손은 최고의 모델

결국 이 메뉴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머그의 손잡이에 살짝 걸친 손가락, 케이크를 먹기 직전, 포크를 든 손, 무심한 듯 테이블에 내려놓은 손은 사진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1인칭 시점에서 대리 경험하게 만든다. 자신의 손이 걸친 듯한 사진을 보면서, 우리 카페에 앉아있는 자신을 상상해볼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온라인에서 유대관계를 먼저 만들어볼 수 있다. 당신이 자신 있게 내놓은 음료와의 친밀감을 쌓은 고객은 곧 팬이 될 것이다.

[이 카페에서 제공되는 음료의 사이즈를 가늠해보기에도 좋다]

어떤 잔에 어떤 형태의 음료가 나오는지, 양은 얼마나 될지, 가성비를 따지는 요즘 세대들에게 이러한 이는 또한 좋은 가늠치가 될 것이다.

[이 카페에 가면 분명 설레는 일이 생길 것 같다. 두근두근!!]

우리 카페에서 벌어질 법한 다양한 상황들을 연출해보는 것도 좋다. 연인이 찾기 좋은 카페라면, 위 사진 같은 연출로 데이트 명소로 스타일업해볼 수도 있다. 바리스타가 내민 잔이라면, 정성을 다한 커피를 제공하는 의미로 보일 수 있다. 생각보다 우리의 손은 매우 감성적이며,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6. 주재료가 드러나게!

제일 중요한 것은 이 음료가 무엇인지, 이 디저트가 무슨 맛이 날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진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마시멜로를 듬뿍 얹은 핫초콜릿이라면, 보는 이의 식욕을 자극하면서도 비주얼적으로도 훌륭한 느낌을 준다. 어떤 맛이 날지 상상하는 이가 만족할 만한 사진을 찍는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신선한 재료를 사용했음이 분명히 드러나는 생과일 쥬스라면, 그것만으로도 찾아올 이유는 확실히 생긴다.

[나조차도 침이 고인다!]

 

7. 접사를 잘 활용한다!

‘선택과 집중’은 단지 경영에서만 쓰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 역시 메뉴를 찍을 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메뉴를 모두 담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 잘 이해한다. 하지만 진짜 임팩트를 주는 부분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선택하고, 집중하는 사진을 찍어야만 한다.

카메라의 접사 모드를 활용하자. 그리고 전체샷보다는 부분샷을 찍어보자.

[좀 더, 좀 더 가까이…]

라떼 아트에 자신이 있다면, 멋진 라떼 아트를 근접으로 촬영하되, 부분만 과감히 보여준다. 사실, 부분만 보여주는 것은 디저트류에서 더욱 강력한 효과를 보여준다.

[더 가까이….]

[아 먹고 싶다… 저 꾸덕한 크림치즈가 입 안에서… 아…]

푸드포르노가 괜히 포르노라는 말이 붙은 것이 아니다. 가까이, 단면을 촬영함으로써 대리만족은 극대화시킬 수 있다. 나아가 ‘직접 보고 싶다!’, ‘직접 맛보고 말테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면, 이보다 큰 마케팅이 어디 있겠는가?

 

최고의 기술은…

재차 말하지만, 전문가만이 좋은 사진을 담는 것은 아니다. 최고의 기술은 단연,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다. 이 메뉴를 가장 사랑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이다. 당신이 매일 만들고 심혈을 기울이는 바로 그것. 이 애정과 열정과 노력을 담아 카메라를 들어보자. 포토샵 장인이 아니어도 된다. 몇백만 원이나 하는 카메라가 없어도 그만이다. 대부분의 인스타 인증샷은 스마트폰으로 일구어낸 작품이다. 누구도 당신만큼 당신의 메뉴를, 당신의 카페를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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