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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품질: 고도는 얼마나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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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품질: 고도는 얼마나 중요할까?

전문가가 로스팅한 스페셜티 커피의 라벨을 보면 몇 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원산지, 지역, 테이스팅 노트, 농장, 로스터의 이름 등등. 만약 싱글오리진이라면 해발고도까지 표시돼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고도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커피 애호가, 소비자, 커피 바이어, 로스터들은 왜 고도를 중요시할까?

바리스타에게 물어보면 고도가 높을수록 품질도 좋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그것보다 더 복잡하다. 고도가 실제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콜롬비아 고산지대의 커피 농장

고도가 높은 수록 품질이 뛰어나다?

고도가 높을수록 당도가 높고, 향미가 다채로워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은 상관관계이지 인과관계는 아니다. 더 좋은 품질과 더 맛있는 커피의 진짜 원인은 기온이다.

낮은 온도에서 커피나무는 더 천천히 자란다. 우리가 로스팅하고 커피 빈이라고 부르는 씨를 품고 있는 체리는 더 점진적으로 무르익는다. 이는 곧 다채로운 커피 향미를 생성할 시간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 단점도 있다. 커피나무의 생산성이 낮고, 더 많은 관리가 필요하고, 재배 시기도 늦다. 커피는 너무 따뜻하거나 너무 추운 기후에서 자라서는 안 된다.)

니카라과 커피 농장에서 바라 본 전경

저온이 좋은 이유

낮은 기온에서는 해충 및 질병이 창궐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커피나무의 광합성을 방해하는 커피 녹병은 2012년부터 2년간 남미 커피 업계에 10억 달러 상당의 손실을 입혔다. SCA 사이언스 매니저 Emma Sage는 녹병균의 약점 중 하나는 기온이라고 말했다.

2012 SCAA 블로그 포스트에서 Sage는 녹병균이 성행하는 최적 기온은 21~25°C이며, 15℃ 이하에서는 생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커피를 재배하기에 이상적인 기온은 17~23℃이고, 14~30℃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진다) 즉, 기온이 낮을수록 녹병균도 약해진다는 뜻이다.

2009년 연구 자료에 따르면, 수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커피 열매 좀벌레 또한 20~30℃에서 창궐한다.

이 온도 범위 밖의 (주로 고위도에 위치한) 커피 농장은 녹병과 좀벌레를 비롯한 기타 병충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낮아진다. 그 결과 결점 두가 감소하고, 커피를 추출했을 때 잡미가 줄어들게 된다.  

모든 커피 품종이 녹병에 취약한 것은 아니지만 녹병에 강한 품종은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품종은 보통 내성은 강하지만 쓴맛이 강한 로부스타 계통이다. 병충해의 위험이 낮아지면 농부들은 내성은 덜 강하지만 품질이 뛰어난 종을 재배하려 한다.

이런 복잡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은 물론 듣는 이의 인내심도 요구된다. 이런 이유로 ‘고도가 왜 중요한지’에 관해 질문에 단순히 ‘고도가 높을수록 커피 품질이 좋다’라고 답할 때가 많다. 문제는 그것이 사실이 아닐 때도 있다는 것이다.

콜롬비아 커피 농장에서 내려다 본 전경

고도만으로는 부족한 곳

고도가 기온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위도도 영향을 준다. 고품질, 고산지 커피로 유명한 콜롬비아 나리뇨(Nariño) 지역의 농장은 적도에서 100마일 정도 떨어져 있고, 해발고도는 2,300m이다. 덕분에 높은 산미, 달콤함, 선명한 아로마 등을 특징으로 하는 화려한 커피가 생산된다.

반면, 브라질 남부의 세라도 미네이루(Cerrado Mineiro)는 나리뇨와 비교했을 때 적도와의 거리는 15배 더 멀고, 농장의 고도는 해발 800~1,300m 정도로 한참 낮다. 브라질 커피생산지 협회(The Association of Brazilian Coffee Producing Regions)에 따르면, 이 지역의 평균 기온은 23℃로 커피 재배에 이상적이다.

브라질 커피 농장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다면, 고도가 1,100m인 지역에서 재배한 커피를 무시할 이유가 있을까?

현지 기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위도 만이 아니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적도에 걸쳐있고, 농장의 해발고도는 200~300m다. 하지만 기온은 세라도 미네이루와 비슷한 수준이다. 훔볼트 해류가 칠레와 페루에서 차가운 공기를 끌고 오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커피는 달콤함, 미디엄 바디, 카라멜 향이 특징이다.

고도란 정교하지 못한 범위다. 고도로 커피 품질을 예측할 수도 있지만, 적절한 맥락(고도, 현지 기후 등 기타에 대한 정보) 없이는 무의미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지역의 농장을 비교할 때는 유용하지만 하와이 빈과 베네수엘라 빈, 혹은 인도네시아 빈과 예멘 빈을 비교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면 왜 기온 대신에 고도를 이용하는 것일까? 고도랑 달리 기온은 계절별, 시간대별로 변화의 폭이 크다. 커피 열매가 여무는 속도는 커피의 향미, 아로마, 이상적인 로스팅 프로파일 등에 영향을 미친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고도를 통해 그 속도를 예측할 수 있다.

 

고도는 커피 빈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로스터들은 ‘밀도’를 통해 해당 원두의 재배된 고도를 판단한다. 천천히 성장한 커피의 경우 빈이 딱딱하고, 밀도가 높다. 반대로 빠르게 성장한 커피는 빈이 부드럽고 밀도가 낮다.

로스터들은 커피 바이어, 바리스타, 소비자들보다 밀도에 관한 정보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천천히 영근 커피는 플레이버가 더 다채로울 뿐만 아니라 빈의 물리적인 구조도 다르다. 밀도가 낮은 생두에는 길게 갈라진 틈이 열려있는 반면, 밀도가 높은 원두는 그 틈이 닫혀 있다.

커피 빈 안을 들여다 보면, 더 큰 차이를 인지할 수 있다. 저밀도 원두에는 공기집이 더 많다. 즉, 로스팅 중에 열전도가 느리고, 불규칙적으로 발생한다는 의미다. 그런 저밀도 원두를 로스팅 할 때는 태우지 않기 위해 로스팅 온도를 낮춰야 한다.

 

고도는 커피 품질 방정식의 일부일 뿐

고도는 정말로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커피의 품질은 복잡하다. 품종, 재배 및 가공 방식, 토양, 고도, 현지 기후, 재배 시기, 저장 방법, 수출 조건, 로스팅, 추출 기타 등등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그럼에도 커피 열매가 영그는 속도는 (로스팅은 말할 필요도 없고) 추출된 커피 플레이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고도는 알아 둬야 할 중요한 요소다. 다만 고도는 위도 및 현지 기후라는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원문 출처: Perfect Daily Gr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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