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 FOOD

커피에 설탕을 넣는 게 그렇게 나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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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주문할 때 긴장한 적이 있다면 손들어라. 우리 같은 스페셜티 바리스타는 “나쁜 커피”를 보면 기분이 팍 상한다. 그중에서도 바리스타의 눈을 쳐다보기 힘든 최악은 바로 커피에 설탕을 넣는 것이다.

그런데 감미료를 조금 넣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일인가? 물론, 필자라면 그러지 않겠지만, 그런 고객을 재단할 생각도 없다.

사진 출처: Perfect Daily Grind

설탕이 뭐가 그리 나쁜가?

우선, 왜 설탕을 둘러싼 논쟁의 이유부터 살펴보자. 커피는 몇 분 만에 만들 수 없다. 며칠, 몇 달, 몇 년의 수고를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 커피다. 스페셜티 커피는 더욱 그렇다.

스페셜티 커피 공급망의 모든 단계는 커피가 가진 최상의 플레이버를 끌어내는 데 집중한다. 커피 품종, 토양, 유기농 여부, 그늘의 정도, 고도, 가공법 등등 다양한 요소가 커피의 독특한 플레이버를 만든다. 로스터는 커피의 플레이버를 가장 강조할 수 있는 로스팅 프로파일을 고르고, 바리스타는 그런 맛을 더욱 강조하는 레시피를 개발한다.

설탕은 단순히 커피를 달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훨씬 섬세한 다른 맛을 죽여 플레이버 밸런스를 바꿔버린다.

바리스타의 눈에서 이 커피는 완벽하다. 그런데 설탕을 첨가하면, 더 이상 같은 커피가 아니다. 그게 바리스타의 입장이다. 소비자의 입장은 어떨까?

사진 출처: Perfect Daily Grind

맛은 소비자 마음

커피를 ‘과학’에 빗대는 사람도 있고, ‘예술’이라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 둘 다 맞는 말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예술과 비교하는 것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예술을 감상하는 방식이 커피를 즐기는 방식과 같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필자는 모나리자를 감상할 수 있다. 반면, Willem de Kooning의 여인(Woman)에 대해 평하라고 하면 “눈이 아프다”고 말할 것이다. 필자는 전문가가 아니다.

예술, 음악, 음식과 마찬가지로 커피는 결국 기호의 문제다. 모나리자같이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커피도 있고, ‘여인’같은 커피도 있다. 무언 가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한 이해가 선행 돼야 한다.

다시 말해, 예술처럼 커피에는 몇몇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어떤 커피를 마시고 싶은지는 개별 소비자가 결정할 몫이다.

 

설탕 첨가는 창피한 일?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심사위원이자Volta Coffee, Tea & Chocolate의 오너 Anthony Rue에게 설탕에 관해 물었다.

그는 “무엇보다, 대다수의 사람이 제대로 만든 달콤하고, 깔끔한 커피를 마셔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단순히 커피에는 설탕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그렇지만 설탕 첨가를 창피한 일로 치부하면 고객의 기분을 상하게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불편함을 느끼면 고객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의 임무는 최고의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지 고객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다.

사진 출처: Perfect Daily Grind

절충점은 없을까?

설탕이 들어간 커피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설탕 없이 마셔보라고 정중하게 권하는 것은 괜찮다. 필자는 감미료를 넣기 첨가하기 전에 반드시 맛을 볼 것을 권한다. 소금을 뿌리기 전에 음식 맛을 보는 것과 뭐가 다른가?

Anthony Rue의 전략을 효과가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최고의 커피, 최고의 에스프레소를 만들고, 고객을 신뢰합니다. 일부 고객은 변함없이 설탕을 넣을 겁니다. 하지만 단골 중에 설탕을 점점 덜 넣는 분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설탕이 필요한 손님이 없어질 날은 오지 않을 겁니다.”

출장 커피 바 Baristocrats는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공동 설립자 Vincent Rikken는 이벤트성으로 설탕을 숨긴다. 누가 설탕을 달라고 하면 설탕 지도를 준다. 습관적으로 커피에 설탕을 넣지 말고, 설탕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라는 의도가 숨어있다.

설탕을 숨기거나 설탕을 찾게 만드는 것은 잘못하면 설탕 첨가를 모욕하는 것처럼 보이기 쉽다. 때문에 그런 정책을 채택하기 전에 신중해야 한다. 대신, 순수한 의도로 재미있게 시행한다면 설탕에 관해 이야기 나눌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커피 전문가 중 다수는 설탕을 넣어달라는 주문을 받으면 속이 쓰리다. 하지만 커피를 즐기는 방식으로 누군가를 재단하는 것은 의미 없는 행동이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커피를 즐긴다.

그렇다고 “설탕을 넣기 전에 커피 맛을 보세요”라고 정중히 권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손님이 따라준다면, 그것이 만족스러운 절충점 아닐까?

 

원문 출처: https://www.perfectdailygrind.com/2017/02/adding-sugar-coffee-really-b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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