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네덜란드 커피에 대한 5가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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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커피애호가들이 익히 알고 있듯, 네덜란드는 유럽의 커피 강국이다. 커피의 역사에서 네덜란드는 특히 ‘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하층민은 입도 댈 수 없게 했다던 독일과는 달리, 네덜란드에서는 시녀나 하층민도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The Potato Eaters’ 속 인물들이 커피와 감자를 함께 먹고 있다.]
네덜란드와 커피 간의 끈끈한 관계, 아래 5가지 사실들로 확인해보자.

 

1. 네덜란드에는 ‘더치커피’가 없다
[일본이다…]
‘더치커피’의 원조를 기대하고 주문했다간 “그게 뭐요?”하는 질문만 돌아올 수 있다. ‘더치커피’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콜드브루’를 주문하면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커피, 차가운 물로 침출해 낸 독특한 풍미의 커피를 만날 수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전성기 시절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선원들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범선에서 마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것은 영어권에서 이 이야기를 증명하는 문헌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 항간에는 이 더치커피의 전설이 일본 커피 업체의 마케팅용 허구라는 이야기도 했다. 오히려 네덜란드 커피 업체들은 이 전설을 듣고 신기해하며, 커피 마케팅에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2. 네덜란드는 커피 때문에 식민지를 개척했다
[과거 예멘의 모카 항]
문익점이 목화를 훔쳐왔다면, 과거 네덜란드 상인 피터 반 데어 브뢰케는 예멘에서 모카를 훔쳐와 암스테르담에 심었다. 기후 문제로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하자, 인도네시아 자바섬을 비롯하여 수마트라, 바타비아 등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커피 산지들을 식민지로 만들어 대규모 커피 플랜테이션을 조성한 나라가 바로 네덜란드이다.

안정된 공급능력을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커피의 상품성에도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던 네덜란드 상인들은 유럽 각국을 대상으로 시장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루이14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물한 커피 묘목은 훗날 아메리카 대륙에 커피 산업을 꽃피우게 한 시금석이 되기도 했다.

 

3. 아침 10시 30분은 커피 타임

네덜란드의 오전 10시 30분은 전통적인 커피 타임이다. 커피 마시는 시간이 저녁시간만큼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네덜란드 사람들은 양은 적어도 맛이 진한 커피를 신문을 읽거나 동료와 이야기를 하며 마시는 것을 즐긴다. 이 관습은 집이나 직장뿐 아니라, 가게, 학교 등 네덜란드 어디에서나 지켜지는 것이다.

저녁식사 후에도 빠지지 않는 것이 커피다. 술은 항상 그 다음.

 

4. 네덜란드 커피숍에서는 커피를 팔지 않는다

네덜란드 번화가에서 ‘Coffee Shop’이라는 간판만 보고 들어갔다가는 당황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Coffee Shop’은 합법적으로 대마초(마리화나)를 구입하고 흡연할 수 있는 곳이다. JBTC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네덜란드 출신 ‘샌더’가 소개한 바로는, 대마초 합법 초기에 알코올과 대마초를 함께 판매할 수 없어 커피와 함께 팔게 된 것이 그 유래라고.

네덜란드 정부는 마약 중독자들이 세상에 나오게끔 하기 위해 커피숍에서 소량의 약한 대마초만 판매하기로 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법으로 대마초와 같은 소프트 드럭(soft drug)을 허용한 네덜란드보다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나라의 마약 중독자 수가 더 많다고 한다.

물론 이 커피숍에도 여러 규제가 있는데, 예를 들면 18세 이하 출입금지, 5g 이상 판매 금지 등이다. 그동안 커피숍에서 판매한 마약으로 7조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고 하는데, 자국민보다는 관광객들의 비중이 더 크다. ‘마약 천국’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하자 네덜란드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관광객들에게 마약 판매를 금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 이유가 아니더라도, 한국은 속인주의(자국 영역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적을 기준으로 자국민에 대한 법을 적용하는 원칙)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적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라면 네덜란드 여행 중 커피숍을 잘못 이용했다가는 불법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5. 키스 반 더 웨스턴Kees Van Der Westen의 고향

 

[독특한 디자인, 커스텀 패널 등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키스 반 더 웨스턴 ‘스피릿’]
라마르조코La Marzocco, 슬레이어Slayer 같은 하이엔드 에스프레소머신을 논할 때 함께 이야기되곤 하는 키스 반 더 웨스턴. 날렵한 스타일의 ‘스피릿’은 최근 많은 스페셜티 카페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머신의 자존심이 ‘라마르조코’라면, 네덜란드는 ‘키스 반 더 웨스턴’이 있다. 박지성과 히딩크의 팀으로 유명한 아인트호벤 외곽에 위치한 공장에서 수제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머신으로, 한 사람이 한 대의 머신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100% 핸드메이드다. 이 때문에 한 머신의 제작 기간이 3개월 정도 된다고.

한때 라마르조코 네덜란드 총판에서 직접 커스텀한 미스트랄 디자인으로 자체 생산을 시작, 독자적 머신을 개발 생산하게 된 키스 반 더 웨스턴은 사실 설립자의 이름을 따왔다. 그만큼 역사가 오래지 않은 젊은 기업이지만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전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늘(6월 20일)부터 23일까지, 암스테르담에서는 2018 WORLD BARISTA CHAMPIONSHIP(이하 WBC)가 개최된다. 지난 해 서울 카페쇼에서 열린 2017 WBC에 이어, 올해는 암스테르담에서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이 예고된 셈이다. 전세계에서 모인 60명의 바리스타들이 챔피언십을 두고 경쟁하는 이 자리는 SCA World of Coffee Show이다.

깊은 역사와 오랜 전통을 가진 커피 강국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2018 WBC, 이번 챔피언의 커피에는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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