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 FOOD

커피는 정말로 암을 유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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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8일 잠정 판결 이후인  2018년 5월 7일, 로스 앤젤레스 고등 법원 판사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판매되는 모든 커피에 ‘소비자들이 즐겨 마시는 아침 음료의 암 유발 효과에 대해 경고하는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결정의 근거는 스타벅스, 그린 마운틴 커피 로스터즈, 크래프트 푸드 글로벌, JM 스머커와 같은 커피 회사들이 자신들의 볶은 커피에 들어가있는 특정 화학 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에 심각한 암 유발 성분이 없다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관련기사:   ‘발암 경고 표시’ 판결에 대한 캘리포니아 커피업계의 반응

 

아크릴아마이드란 무엇인가?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는 화학식 C3H5NO를 갖는 작은 유기 분자이다. 이 화학 물질은 종이 또는 플라스틱 제조와 같은 산업 공정에서 주로 사용된다. 최근 스웨덴 식약청 (Swedish National Food Administration)은 커피를 포함하여 구운 음식이나 토스트한 음식에 이 물질이 함유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식습관뿐만 아니라 업무 현장에서, 또는 담배 연기로도 아크릴아마이드에 노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아크릴아마이드가 진정 암을 유발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많은 연구를 수행해왔다.

아크릴아마이드와 같은 특정 화학 물질과의 접촉이 암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두 가지 주요 방법이 있다. 

일반적인 동물 실험에서는 동물(주로 설치류)에 문제가 되는 화합물을 대량으로 접종하여 암이 발생하는지를 테스트한다. 이와 비슷하게, 배양 접시에 옮겨진 인간 세포들도 잠재적으로 위험한 암 유발 물질들을 파악하는 것을 돕는다. 이러한 연구들은 물론 도움이 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제한이 있다. 첫째, 설치류와 인간은 동일한 방식으로 화학 물질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으며 둘째, 어떤 물질들은 고농도에서는 독성이 있지만 소량에서는 여전히 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테스트들이 실험 물질을 암 유발률 증가와 연관짓기 위해서는 다수에 의한 대규모 연구로 보완되어야 한다. 장기간의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화학 물질에 노출된 집단, 그렇지 않은 집단, 그리고 일반 인구의 암 발병률을 추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의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는 다른 많은 라이프 스타일 요인이 있기 때문에 결과는 여전히 모호할 수 있다.

 

아크릴아마이드는 발암성 물질인가?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유형의 연구만을 바탕으로 해서는 아크릴아마이드가 실제로 발암 물질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대부분의 쥐들은 사람들의 일반 식습관에서 노출되는 것보다 1,000~10,000 배 많은 아크릴아마이드가 투입됐을 때만 현저히 높은 암 발생률을 보였다. 동물이 영향을 받는다면 인체 노출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리하여 국제 암 연구소 (International Agency for Cancer)는 가능성을 보유한 발암 물질로 아크릴아마이드를 나열했다. 미국 식품 의약국(FDA) 및 환경 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 역시 같은 이유로 아크릴 아마이드를 발암 물질로 분류했다. EPA는 또한 식수에 포함되는 아크릴아마이드 수치는 규제하고 있지만 현재 식품이 함유하는 아크릴아마이드에 대한 FDA 규정은 없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어떻게 커피에 들어가는가? 

커피 생두에는 아크릴아마이드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아크릴아마이드는 마이야르 반응*의 부산물로서 로스팅 중에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설탕과 아미노산이 합쳐져 볶은 커피의 갈색 색상과 많은 아로마가 만들어진다. 불행히도,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이야르 반응이 필수적이지만, 이 마이야르 반응은 아크릴아마이드 관련 논쟁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크릴아마이드가 마이야르 반응에서 생성된다면 더 진한 커피에는 더 많은 양의 아크릴아마이드가 포함되어 있을까? 답을 알아내기 위해 연구원들은 로스팅 시간과 온도의 다양한 조합을 테스트했다. 그들은 로스팅 온도 자체에는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량에 관한 주목할만한 효과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모든 가능한 로스팅 온도는 아크릴아마이드를 만드는데 있어 충분히 높다. 더 중요한 문제는, ‘커피가 고온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로스팅되었는가’이다  

일반적인 생각과 반대로, 보다 짧은 로스팅 시간은 긴 로스팅보다 많은 아크릴아마이드를 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한 번의 로스팅(약 2 분)에서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 농도가 매우 일찍 최고조에 도달하기 때문에 발생하며, 로스팅이 더 진행됨에 따라 감소한다. 사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로스팅은 아크릴아마이드를 만들기도 하지만, 그것을 또한 파괴하기도 한다.

보통 한번의 로스팅이 끝날 때에는 대부분의 아크릴아마이드가 이미 분해 되어 최고 농도의 아크릴아마이드 5 ~ 10 퍼센트만을 남긴다 .이것은 큰 차이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짙은 로스팅에는 미미한 장점 밖에 없다. 아크릴아마이드의 최고 생성 농도는 로스팅 과정에서 매우 일찍 발생해 약 2.5 분 후에는 서로 다른 로스팅 시간 간에 큰 차이가 없다. 반면에, 로스팅 시간은 커피의 미각적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진하게 로스팅하는 것 또한 다른 바람직하지 않은 화합물을 생성할 수 있다.  

아리비카와 로부스타를 비교했을 때 일부 연구자들은 로부스타 커피에서 아크릴아마이드가 약간 더 많이 생성됨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아직 확인되진 않았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치커리와 같은 곡물 기반의 커피 대체물은 볶은 커피보다 더 많은 아크릴아마이드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관 및 추출

커피를 보관하는 동안, 아크릴아마이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변질된다. 보다 높은 저장 온도는 아크릴아마이드의 파괴를 가속화한다. 냉장 보관은 아크릴아마이드를 더 잘 보존하지만 상온에서의 보관은 6-12 개월에 걸쳐 40-60%의 아크릴아마이드 손실이 기록되었다. 이는 놀랍지도 않지만 딱히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커피가 퀴퀴해지는 것과 커피의 아로마 손실의 원인이 되는 화학 반응은 고온에서 더 빠르게 진행된다. 애초에 절충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극성 분자이므로 뜨거운 물에서 효율적으로 추출된다. 인스턴트 커피와 드립 필터는 커피 파우더에서 커피를 추출할 때 거의 모든 아크릴아마이드를 빼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아크릴아마이드는 추출 비율높고 추출 시간이 짧기 때문에 에스프레소로도 완전히 추출되지는 않는다.

 

커피에서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를 줄이는 방법

우리가 섭취하는 아크릴아마이드의 1/4에서 최대 1/3은 우리의 식단 중 커피에서 나온다. 위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커피에서 아크릴아마이드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제한된 선택지 밖에 없으며, 이들 모두 커피 미각적 특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아크릴아마이드에 대해 정말로 걱정되는 사람들에게 남겨진 유일한 방법은 커피를 덜 마시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려하는 고객들은 다른 많은 건강상의 혜택들을 놓칠 수 있다. 현재 과학계에서는 커피를 적당히 섭취할 때, 커피가 주는 건강상의 이점은 그 위험을 능가한다고 말한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여러 전문 기관에서 가능성을 보유한 발암 물질로 분류되지만 커피는 그렇지 않다. 2016년 세계 보건 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의 암 기관은 “발암 가능성” 목록에서 커피를 뺐다. 심지어 커피의 항암효과에 대한 발표도 계속되고 있다.

관련기사: 법원 판결과 달리 커피의 항암효과를 주장하는 과학자들

커피, 간암 발생 위험 줄인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의 생활에서 커피를 배제해야 한다는 불안감은 내려두라. 우리에게는 쉽게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준비할 수 있는 다른 많은 음식들이 있다. 아침 식사 와 함께 커피를 즐기는 동안, 토스트가 타버려 아크릴아마이드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키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것을 부디 잊지 마라.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_출처: 두산백과

아미노산의 아미노기와 환원당의 카보닐기가 축합하는 초기-중간-최종 단계를 거쳐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는 현상. 모든 식품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으로,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갈변화 현상’이라고도 부른다.  2002년 4월 스웨덴 국립식품청에서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물질을 처음 발견한 뒤, 같은 해 11월 한국에서도 이 물질이 발견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아크릴아마이드 파동이 일어났다. 이후 영국과 스위스 연구팀이 170ºC가 넘는 고온에서 포도당을 가열하면 아미노산이 포도당과 반응해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고, 이 반응으로 인해 새로운 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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