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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인터뷰] 교토블랙 오너 Justin Dogg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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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Doggett(이하 저스틴)은 교토블랙(Kyoto Black)의 오너다. 교토블랙은 쿄토 스타일(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점적식’ 추출법을 뜻함) 콜드브루를 판매한다. 이번 인터뷰에서 저스틴은 커피 업계에서 일하게 된 계기와 경험, 그리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근무했던 것이 커피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시각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애슐리(Ashley Rodriguez): 커피 업계로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스틴: 델라웨어대학(University of Deleware)을 졸업한 이후로 줄곧 커피 업계에서 일했습니다. 커피에 관심을 갖기 전에는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칠 생각이었죠. 제 전공은 동아시아학이고 일본어를 나름 잘 하는 편입니다. 원래는 토목 전공이었는데 한 학기 공부를 해보니 저랑은 안 맞았어요. 그래서 전과를 하고 일본어나 철학처럼 흥미로운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공부한 것들을 돌아보니 저는 영락없이 바리스타가 될 운명이었나 봐요.

시카고의 콜드브루 판매업체 교토블랙의 창업자 겸 오너 Justin Doggett

애슐리: 처음 커피를 접했을 때의 기억은 어떤가요?

저스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커피를 좋아했어요. 10살 때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마셨던 게 기억이 나요. 하지만 대학 졸업 전까지는 주기적으로 마시는 정도는 아니었어요. 동네에 인텔리젠시아 커피(Intelligentsia Coffee)의 원두를 사용하는 작은 카페가 있었는데, 그 카페가 시카고 사우스사이드에서 유일한 스페셜티 카페였어요. 하루는 그 카페에 들러 에스프레소를 마셨는데 에스프레소가 그렇게 달콤하고, 좋은 향이 나는지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 때부터 커피의 매력에 빠졌고, 그 카페에서 일하려고 지원까지 했어요. 면접을 봤지만 채용은 되지 않았어요. 그러고 며칠 뒤에 전화를 받았어요. 합격했던 지원자가 최저 시급(당시 기준 7.25달러)을 거부해서 제게 기회가 돌아온 것이었죠. 저는 하겠다고 했어요. 바닥에서 시작해서 지금 위치까지 올라왔네요.

입사 8개월 차가 되었을 때 승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원하는 자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저는 고려 대상도 아니었어요. 좌절감을 느끼고 다른 직장을 찾기 시작했죠. 그러던 중 시카고에 새로 오픈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 우연히 잡오퍼를 받았어요. Next라는 레스토랑인데 Alinea Group이 오픈한 두 번째 레스토랑이었어요. 저는 식품 주문을 담당했고 기회가 될 때마다 커피관련해서 레스토랑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교토 스타일 콜드브루잉을 연구하기 시작했죠.

교토 스타일(점적식) 콜드브루에 감동받은 직접 콜드브루 회사를 차렸다.

애슐리: 유독 교토 스타일 콜드브루에 끌린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스틴: 처음 교토 스타일 콜드브루를 마셔본 게 2011년이에요. 시카고에서 교토 스타일 콜드브루를 제공하는 카페는 딱 한 곳이 있었는데, 뭔가 모르는 신비함이 느껴졌어요. 어느 날 그 카페에 가서 직접 마셔봤죠. 나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 과소 추출을 한 것 같아요. 하여튼 저는 콜드브루의 질감, 부드러움, 향이 너무 좋아서 브루어를 사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브루어 가격이 400달러라는 것을 알고 제가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죠.

프로토타입의 외관은 형편 없었어요. 깔대기, 플라스틱 병, 넘어질 경우를 대비해 큰 통 안에 넣은 믹서기 피처를 조악하게 이어 붙여 만들었는데, 나름 괜찮은 콜드브루를 추출할 수 있었어요.   

저스틴이 최초로 제작한 콜드브루 추출 머신.  

애슐리: 어떤 자세로 커피를 대하나요? 커피에 대한 철학이 있나요?

저스틴: 제가 커피를 대하는 자세는 레스토랑 근무와 주짓수 연마에서 큰 영향을 받았어요. 레스토랑에서 일하면 mise-en-place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어요. 번역하면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다”라는 뜻이에요. 실제 일에 돌입하기 전에 모든 장비를 세팅하고 준비를 완료하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실수없이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 바탕을 둔 말이죠. Next에서 나와 Metropolis Coffee Company에서 헤드바리스타 겸 트레이너로 일할 때 제 핵심 포인트가 바로 mise-en-place였어요. 푸어오버처럼 단순한 작업을 할 때도 mise-en-place를 지킨다면 일관되게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어요.

커피를 만들 때는 추출의 원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수라고 생각해요. 추출 비율, 분쇄도, 물 온도, 물의 미네랄 함유량, TDS, 추출 수율 등의 영향에 대해 알아야 해요. 이런 기본기는 머리로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반복적으로 연습해 몸으로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짓수를 연마할 때처럼 말이죠.

저스틴은 레스토랑과 주짓수 도장에서 깨달은 많은 것들을 사업에도 적용한다.

애슐리: 이전 직장에서 어떤 것들을 배웠나요?

저스틴: 이 주제에 대해서는 논문도 쓸 수 있을 정도지만, 간단하게 설명 할게요. 올바른 사내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회사가 야심 찬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는 어쩔 수 없이 내외적으로 많은 갈등을 겪게 될 겁니다. 문화는 갈등이 심화 될 때 전체 조직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는 골격 역할을 합니다.

애슐리: 사업을 하면서 배운 점은?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고 성과는 무엇이었나요?

저스틴: 이것에 대해서도 할말이 정말 많아요. 저는 문제를 정면돌파 하는 방법과 요식 체계에 대응하는 법을 배웠어요.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이 가지는 가치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어요. 무언가를 팔려면,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어려움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일을 미루고, 집중력을 잃는 성향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사업에 있어서는 평소와 다르게 인내심이 강한 편이에요. 많은 이들이“이걸로 대박이 나기 시작할 거야” 또는 “이번 기사만 실리면 유명해질 거야”라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아요. 지난한 과정을 견뎌야 해요. 또 매일 부지런히 움직여야 해요. 노력의 대가는 오랜 시간 동안 축적돼 돌아올 거에요. 물론 성공한다면요.

저스틴이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 중 하나는 바텐더 친구와 함께 커피 칵테일 책을 집필하는 것이다.

애슐리: Uppers and Downers 행사에 참여 했었는데 어땠나요? 어떤 맥주, 어떤 커피를 함께 만들었나요?

저스틴:  Metropolitan Brewing과 Metropolis Coffee Company와 함께 코스타리카 허니 커피를 첨가한 헬레스 독일 라거를 만들었어요. 은은한 크래베리의 달콤함이 느껴지면서도 맥주의 톡 쏘는 듯한 맛을 놓치지 않았어요. 도수가 낮은, 헬레스는 라이트하면서 청량한 맥주로 유명했기 때문에 더 재미있었어요. 맥주에 빈을 담그는 대신 저는 쿄토 스타일(점적식)으로 추출한 콜드브루를 첨가했어요.

Uppers and Downers는 매번 재미있어요. 늘 참관만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직접 참가해 봤어요. 맥주 커뮤니티에는 어마어마한 지식이 축적돼 있어요. 그런 지식을 가진 친구들과 협업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시카고에서는 매년 커피 맥주 페스티벌 Uppers and Downers가 개최된다.

애슐리: 커피의 어떤 점에서 흥미와 영감을 느끼나요? 블로그를 운영하시던데 여러 커피 관련 이슈에 대해서 글을 쓴 게 굉장히 좋았어요. 어떤 부분에 관심이 많고, 사람들이 더 관심이 가져 주었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스틴: 최근에 로스팅에 엄청난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그게 제 커피 여정의 다음 목적지가 될 것 같아요. 제 친구 덕분에 Diedrich IR-5로 로스팅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로스팅 관련 글도 많이 읽고 있고요. 사업적인 목표가 다양한 ‘레이블’의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로스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커피를 선보일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애슐리: 그 다음은 뭐죠? 어떤 기술을 익히고, 어떤 것을 배우고 싶나요?

저스틴: 자체 미디어를 제작하는 능력을 키우고 싶어요. 실력 있는 바텐더 친구와 콜드브루 칵테일에 관련해서 책을 쓰고 있어요. 우리는 그 과정을 기록하고 있는데 퀄리티의 좋은 영상을 촬영하려면 엄청난 연습이 필요할 것 같네요. 그리고 올 봄과 여름에 삼륜차를 타고 시카고 곳곳을 누빌 거에요

애슐리: 남는 시간에는 주로 무얼 하시나요?

저스틴: 일주일에 3~4일은 주짓수 도장에 가요. 그 외에는 제 베스트프렌드 아내와 시간을 보내요.

 

출처:  Barista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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