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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알바생이 좋은 알바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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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운영한다는 것은 단순히 바리스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과 당신의 ‘직장’을 운영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당신이 관리해야 하는 것이 원두나 매장의 청결뿐 아니라 ‘사람’까지 확장된다는 의미이다.

대부분의 매장에서 (물론 1인 사업장을 제외하고) 아르바이트생(이하 알바생)을 고용한다. 정직원 바리스타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수많은 프랜차이즈들 혹은 영세한 매장에서 제대로 된 바리스타를 모시고 있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각자 다른 개성의 알바생과 ‘커피’와 고객과 당신 사이의 그 묘한 관계. 이 글에서는 좋은 알바생을 고르고 관리하는 방법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알바생들은 이 글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여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시작은 역시 면접?

아니다. 면접보다 당신의 카페가 우선이다. 면접을 오기 전에 알바 후보생은 당신의 카페에 대해 인지하게 된다. 채용의 과정은 당신이 상대를 평가하는 과정인 동시에 일반 고객이 당신의 카페를 함께 운영하게 될 수 있는 인연의 과정이기도 하다. 당신의 카페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알바 후보생은 어떤 카페에서 일하고 싶을까? 어쩌면 ‘이런 카페라면 이렇게 일해도 될 것이다’라는 태도까지 갖춘 채로 면접에 나타날 수도 있다.

면접을 진행하거나 공고를 올리기 전에, 우선 당신의 카페가 어떤 카페인지를 규정한다. 열심히 일하고 싶은 곳, 안일하게 일해서는 안 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야 그만큼 성실한 후보생이 나타날 것이다.


경력이 많으면 좋은 걸까?

대부분의 경우에, 경력이 많은 사람은 일처리도 빠르고, 무엇보다 당신이 일일이 카페 업무에 대해 교육하지 않아도 된다. 어쩌면 당신보다 카페나 고객 응대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수도 있다. 생각지 못한 새로운 메뉴를 추천한다거나, 마케팅 전략을 보여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꼭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당신의 카페는 당신만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 카페나 직장의 스타일과 다를 수 있다면? 이것은 고객 응대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커피를 만드는 방식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전에 일한 데서는 이렇게 해도 되던데요?” 라고 반문한다면… 당신은 갈림길에 서게 된다. 철학이 있는 사장님이 될 것인가, 고집 센 꼰대가 될 것인가?

이력서에 경력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일을 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대단히 훌륭한 커피를 만들어낸다는 것도, 고객에게 사랑 받는 알바생이 된다는 것도 보장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카페가 가진 철학과 개성을 얼마만큼 실현시켜 줄 수 있을지, 무엇보다 당신과 당신의 카페를 찾을 고객들과 잘 어울리는지에 대한 것이다.

 

어떤 점을 보고 뽑아야 하는가?

카페 운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비스업이다. 이 후보가 우리 매장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고객을 응대할 때의 말투, 복장, 표정이 어떨 것인지를 고려하여 질문하고 상대의 반응을 확인해본다. 시간 엄수와 청결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단정한 복장과 시간 엄수는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면접 첫날의 인상 한 번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물론 생각보다 많은 예외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아래 몇 가지 포인트들을 염두에 둔다면 좋은 도움이 될 것이다.

   1.  손톱이나 손끝의 상태, 머리카락의 위생

너무 화려한 네일이나 지저분한 손톱, 지저분한 머리카락은 음식을 다루는 데 적합하지 않다.

   2.  복장, 화장 스타일과 청결 상태

너무 화려하거나 노출이 심한 의상, 화장은 청결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고객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 유니폼이 제공되는 경우에도 화장 등에 대한 규칙을 따로 주어야 할 것이다.

   3. 면접 시간에 제때 도착했는가?

늦을 경우 미리 연락을 했는가 아니면 전화를 했을 때야 교통 체증의 이유를 대고 있는가

   4. 발성과 말투

고객 응대 시 길고 복잡한 메뉴 이름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 안정된 발성과 예의 바른 말투는 고객에게 친절함뿐 아니라 당신 카페의 인상과 음료에 대한 신뢰까지 구축해줄 수 있다.

   5. 필요한 서류를 잘 챙겨 왔는가?

이력서 등 면접에 오기 전 요청한 서류들을 잘 챙겨왔는지, 챙겨온 서류의 작성 정도를 보면 꼼꼼함과 성실함을 확인해볼 수 있다.

   6. 친구와 같이 오거나, 면접 중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면 탈락

당신의 카페를 ‘직장’으로 보지 않는 사람이다. 길지 않은 면접 시간 동안에도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면, 일하는 동안에 어떻게 될지도 예상이 된다. 더군다나 ‘면접’에서도 휴대폰을 건드리는 것은 이 면접 자체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가게가 안정화된 뒤라면, 알바들에게 새로운 알바생을 뽑는 권한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히려 사장님보다 알바생들이 알바를 보는 눈이 더욱 정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고용인을 뽑지만, 그들은 ‘동료’를 뽑는다.

이미 뽑은 알바생 관리는 어떻게?

이미 채용된 알바생을 관리하는 가장 기본은 ‘신뢰’이다. 매장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자신을 신뢰하고 있음을 알 때 더욱 성실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기만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표적인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1. 매장 음식 몰래 먹기

매장 음식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아니다. 판매를 목적으로 진열된 음식을 몰래 먹는 것은 재고 관리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기본적으로 ‘절도’에 해당하는 행위다.

알바생이 먹어도 되는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확실히 구분하는 것이 좋다. 음료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권한을 준다면 고객의 유무에 따라 때를 정하거나, 먹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준다.

   2. 포인트 적립/할인 몰래 대신 하기

포인트 적립 없이 결제하고 가는 손님들 대신에 자기 카드로 몰래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을 받는 경우가 있다. 물론 어차피 버리고 가는 적립/할인을 대신 하는 것이 무슨 문제인가 싶을 수도 있는데, 엄연히 고객의 할인 금액을 부당히 챙기는 절도행위다. 또한 결국 업주의 비용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업주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된다.

   3. 지각을 일삼는다

천재지변이나 개인 사정으로 가끔 한두 번의 지각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지각은 매장의 영업뿐 아니라 같이 일하는 동료 알바생, 사장인 당신에게도 악영향이다. 출퇴근 기록기가 설치되어 있는 매장이라면 이런 내용을 챙길 수 있지만 CCTV나 출퇴근 기록기가 따로 없는 일반 소형 카페라면 두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는 일.

 

그렇다면 고용주의 입장에서, 사장의 입장에서 알바생들을 도대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알바생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거나, CCTV를 보며 계속 감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알바생을 믿는 것’이다.

보살이냐고? 무조건 참으라는 것이 아니다. 알바생은 사장이 아니다. ‘내 가게처럼’이 될 수가 없다. 고용주는 최대한 적은 돈에 최대한 많은 일을 시키고 싶겠지만, 알바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돈에, 최대한 적은 일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의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를 믿을 수 있는 매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결국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믿고 일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1.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체크리스트는 간단해 보이지만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해주기 때문에 꽤 큰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단순히 ‘했다, 안했다’의 구분이 아니라, 나중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사장 입장에서 누구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체크리스트가 된다.

   2. 단톡방보다 메시지를 이용한다

카카오톡은 편리하지만 개인적인 용도와 혼재될 수 있어 공식적인 의사소통이 힘들다. 당신이 공들여 쓴 메시지를 읽고도 못 본 척 넘어갈 수도 있다. 일상적인 내용은 카톡으로 하더라도 공식적인 메시지, 예를 들자면 인건비 정산이나 업무 시간 조정 등에 대한 내용은 반드시 문자나 전화로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전화보다도 확실한 것은 문자이다. 전화로 이야기한 내용이더라도, 다시 한 번 문자로 정리해 주고받는 것이 좋다. 오해나 악용의 소지가 있지 않도록, 두루뭉술한 내용보다는 정확한 내용을 남겨 추후 있을 수 있는 골치 아픈 오해가 없도록 한다.

또 한 가지 팁은, 메시지로 업무를 지시할 때는 담당자를 지정하고 데드라인을 설정해주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지시한 업무는 있지만 실제로 진행할 사람이 없어진다.

“진영 씨, 오늘 5시까지 재고 상태 파악해서 알려주세요.”

   3. 급여일은 반드시 지킨다

알바 입장에서 사장을 믿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정확한 급여일을 지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정확한 날짜에 정확한 액수를 입금한다. 급여일은 정기적으로 정해놓고 지킬 수 있도록 한다.

급여일에는 급여와 급여명세서를 함께 전달한다. 정확한 사장님이라는 믿음을 준다.

   4. 담당 업무 외에는 되도록이면 일을 시키지 않는다

알바생은 사장이나 매니저가 아니다. 담당 업무가 아닌 일은 매니저나 사장이 직접 하는 것이 여러 모로 좋다.

   5. 알바에게는 술이나 밥은 되도록 사주지 않는다

잦은 회식도 금물이다. 짠돌이 사장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회식이나 술, 밥을 살 돈으로 업무 처리가 훌륭하거나 친절한 고객응대를 잘 한 알바생에게 상여금으로 얹어준다. 같은 돈이지만, 알바의 충성심을 높일 뿐만 아니라 업무 효율성에 있어서도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6. 결정권을 준다

알바생들이 여러 명이 있을 때 효과적인 방법이다. 알바생들끼리 회의도 하고, 의견도 물어보는 과정을 거쳐 다수결의 결정을 하게 해준다. 그 중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매니저급으로 대우해주면서 알바생들 내의 요구사항이나 문제점을 파악해볼 수 있다.

   7. 메뉴 개발에 참여시킨다

일하는 소속감을 심어주기에 좋은 방법이다. 미션을 주고 보너스를 주는 방식을 쓴다면, 처음엔 보너스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본인이 참여한 메뉴가 실제로 판매될 때 알바생은 마치 자기 가게를 운영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8. 특이사항 보고를 생활화한다

바쁜 매장일수록 근무 중 특이사항이 자주 일어난다. 하지만 매번 보고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직원 입장에서는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출근과 퇴근 시에 의무적으로 ‘오늘의 특이사항 보고’를 생활화 한다. 설령 특이사항이 없더라도, “특이사항 없음”이라도 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

   9. 알바생은 또한 고객이기도 하다

당신의 카페를 나서는 순간, 알바생 혹은 후보생은 당신 카페나 다른 카페의 고객이 된다. 면접은 앞서 말한 대로, 당신이 그를 평가하는 것뿐 아니라 후보생 혹은 고객이 당신과 당신의 카페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마찬가지로, 업무를 하는 동안 그들은 끊임없이 고객의 시선이자 혹은 당신의 시선으로 카페를 보고 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좋은 알바생을 뽑고 관리하려면,

  1. 당신의 카페가 좋은 환경이어야 한다.
  2. 깐깐하지만 정확한 사장이 된다.
  3. 알바생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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