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전통적으로 티를 즐기는 나라로 유명하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만 여행 중에 커피를 마시려면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탄 원두를 사용하는 맥도날드 또는 비싸지만 맛있는 드립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일본식 카페 정도가 전부였다. 참고로 일본식 카페는 대부분 실험실 도구같이 생긴 사이펀을 사용해 추출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지나갔다. 21세기 대만은 작은 동네에서도 괜찮은 카푸치노를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커피가 보급됐다. 도시에서는 괜찮은 카페가 많아서 고르기 힘들 정도다. Cama, Louisa, 85℃ 등 훌륭한 프렌차이즈부터 싱글오리진 원두를 사용하는 작은 스페셜티 카페까지 선택권이 다양하다.
타이완의 커피 소비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된 까닭은?
1998년 스타벅스는 처음으로 대만에 진출하며 커피 소비가 소수만 향유하는 외국 문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렸다. 그리고 머지않아 경쟁자들이 뒤따라왔다. 10년도 채 되지 않아 앞서 언급한 85℃는 스타벅스를 제치고 대만 최대의 커피 체인으로 성장했다. 이제 공원에는 차를 마시며 장기를 두는 어르신들만큼 라테를 마시며 장기를 두는 어르신들도 많다.
그런데 사실 대만의 커피 역사는 스타벅스 탄생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덜란드인들과 지역 부족민들이 커피를 재배했다는 증거가 있다. 전자는 커피의 각성 효과 때문에 재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후자는 커피 빈을 장식으로 사용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한다.
제대로 된 커피 재배는 일본인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일본인들은 하와이에서 커피나무를 가져와 윈린현 구컹 향의 비옥한 토지에서 재배했다. 하지만 그 커피는 현지 소비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만 해도 커피는 일본으로 보내는 호화 상품이었다.
일본인들이 떠나자 대부분의 커피나무들은 베어졌고, 대만인들과 중국 본토에서 온 이주민들이 모두 좋아하는 티 나무로 대체되었다.
원문 출처: https://www.comunicaffe.com/coffee-in-taiwan-how-an-island-of-tea-drinkers-came-to-love-the-b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