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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역사] 중앙아메리카의 ‘네 기사(Four Horse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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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멕시코에서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그리고 파나마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직선이 아닌 열대 기후와 메소아메리카 산악지대 사이의 국경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선이다. 이 국가들은 커피 재배 시기가 비슷하고, 한때 ‘중앙 아메리카 마일드’라는 동일한 특성의 커피를 생산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코스타리카, 멕시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네 국가는 미스테리한 무언가로 엮이어 있다. 커피 무역 종사자라면 이들이 ‘네 기사(Four Horsemen)’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는 것을 알 것이다. 왜 ‘네 기사’일까?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관련 기록을 찾을 수 없지만, 커피 무역 업계에는 여러가지 설이 구전되어 내려오고 있다.

한 설에 따르면, 앞서 말한 네 국가의 커피는 1차 세계대전 동안 갑작스럽게 대거 샌프란시스코로 유입되었다. 동부해안으로 커피를 수입하려 하던 뉴욕 커피 거래소는 허를 찔린 격이었다. 결과적으로 샌프란시스코 로스터들은 로키산맥 동쪽으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뉴욕 커피 거래소의 입장에서 위의 네 국가는 요한묵시록(The Apocalypse)에 등장하는 네 기사(Four Horsemen)와 다름 없었다는 것이다.

다른 설은, 위 네 국가의 커피가 가격 예시(Price Discovery)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시장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었고, 그런 이유로 생두 무역업자들에게는 ‘종말처럼(apocalyptic)’ 느껴졌다는 것이다.

커피나무는 17세기 중반, 지금의 ‘예멘’에서 밖으로 전파되었지만, 자바산 커피나무가 암스테르담과 프랑스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에 전해지는 데는 60여년이 걸렸다. 그 기간 동안 커피는 주로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재배되었지만, 네덜란드인들이 자바에서 (수출 가능한 물량의) 커피 생산에 성공하며 예멘의 모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실, 가장 오래된 블랜드인 ‘모카 자바 블렌드’는 선택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유일하게 가용한 커피를 블렌딩 한 것이었다.

 

중앙아메리카 최초의 커피

네덜란드인들은 여러 번의 실패 후 18세기 초 인도네시아 자바의 커피나무를 암스테르담에 옮겨 심는 데 성공했다. 1714년 커피나무 한 그루가 프랑스 왕에게 선물로 바쳐졌고, 바로 그 커피나무가 중앙아메리카 커피의 조상이 되었다. 1723년 극적인 사건과 희생으로 가득했던 여정 끝에 커피나무 한 그루가 프랑스에서 마르티니크로 전해졌다. 그 이후 카리브해 전역으로 커피나무가 폭발적으로 퍼졌다. 커피가 중앙아메리카까지 전해져 상업적으로 재배되기까지는 50년이 걸렸다.

 

코스타리카

뉴욕에서 커피가 소매로 거래되기 시작한 지 약 100년 만인 1779년 코스타리카에서도 커피 재배가 시작되었다. 네 기사 중 최초였다. 코스타리카에 최초로 재배된 커피의 오리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쿠바라는 주장과 에티오피아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코스타리카 커피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경제 호황을 이끌었다. 커피 덕분에 부유층이 탄생했고, 혁신도 일어났다. 커피 제분에 사용되는 몇몇 장비들은 코스타리카에서 발명되었거나, 그것을 기초로 발전되었다.

하지만 당시 세계 커피 시장은 모카 및 자바 커피에 매료되어 있었기 때문에 코스타리카 커피는 남아메리카로만 수출되고 있었다. 1843년 모험심이 투철한 영국인 선장이 코스타리카 커피 농부들을 설득해 영국으로 커피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1930년대까지 코스타리카 커피는 대부분 런던으로 수출되었다.

잘 익은 코스타리카 커피

 

멕시코 & 엘살바도르

멕시코는 뉴욕 ‘그레이트 독 스트리트(Great Dock Street)’에 미국 최초의 로스팅 공장이 문을 연1790년, 커피를 상업적 용도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코스타리카와 마찬가지로 최초로 재배한 커피는 쿠바산이라고 추측된다. 중앙아메리카 커피가 미국에 처음 수출된 것은 1840년이다. 그리고 같은 해 엘살바도르는 최초로 상업용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가정용 커피는 훨씬 일찍 재배되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요 작물인 인디고의 수요가 급락함에 따라 엘살바도르의 커피산업은 급격히 성장했다. 1900년에는 커피산업 성장률이 인디고 산업 성장률을 앞질렀고, 부유한 커피 농장주들이 지배 계층이 되었다. 엘살바도르는 커피에 많은 투자를 했고, 1980년경에는 커피가 GDP의 50%를 차지하게 되었다. 사회 불안, 커피 시장의 변동성, 타 국가의 생산량 증가 등의 이유로 현재는 GDP의 5%만을 차지한다. 엘살바도르는 생산되는 커피의 80%가 그늘에서 자라기 때문에 여전히 스페셜티 커피의 중요 산지다.

 

과테말라

과테말라는 1850년에 상업용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실린더 펄핑 기계가 생산되었던 해이다. 엘살바도르와 마찬가지로 과테말라도 인디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인공 염색이 등장하면서 인디고 수요가 급락했고 정부는 농부들에게 막대한 양의 커피 씨앗을 배포하며 적극적으로 커피로의 전환을 장려했다.

과테말라의 커피 생산은 1875년경 급격하게 증가했다. 재배 방식은 중앙아메리카 다른 나라와 비슷했지만, 이웃 국가들보다 물과 화산토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30년간 지속된 내전이 커피 생산에 영향을 주었음에도 커피산업은 굉장히 번창했다. 1960년대 초 Anacafe라는 커피 협회가 설립되었고 커피 생산업자들을 조직화하고 세계에 자국 커피를 마케팅하는데 훌륭한 역할을 했다. Anacafe는 다른 국가에 비해 스페셜티커피 부문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해 충족시켰다.

중앙아메리카 커피가 다 비슷하다는 것은 벌써 수십 년 전 말이다. 오늘날, 위의 네 국가의 커피는 굉장히 다르다. 한 국가 안에서도 국지적인 기후에 따라 커피 특성이 다르고, 한 농장 내에서도 마이크로랏(micro-lot)별로 달라진다.

 

원문 출처: http://blog.olamspecialtycoffee.com/2017/05/11/central-american-coffee-four-horse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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