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였다 – 라마르조코 관계자들이 말하는 KB90 스토리

지난 2월 1일, 라마르조코의 새 머신 KB90이 공개되었다.

‘극강의 워크플로우ULTIMATE WORKFLOW’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는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와 ‘스팀 플러싱’ 등의 기능은 그야말로 혁명에 가까운.. 아니, 혁명 그 자체였다. 라마르조코 코리아에 따르면, KB90는 바리스타, 카페, 테크니션 모두를 고려한 기술의 총집합체이자, 90년 라마르조코 장인 정신과 열정의 결정체이다.

우리는 라마르조코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KB90 개발과 혁신에 얽힌 스토리를 살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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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해왔던 방식을 새로 생각해야 했다 – 리카르도 가띠Riccardo Gatti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는 제게 있어, 아니 우리 모두에게 있어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였죠.”

2012년, 로베르토 비앙키Roberto Bianchi와 켄트 바케Kent Bakke는 실험실로 리카르도를 불러들였다. 그들이 보여준 것은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에 대한 켄트의 아이디어였다. 리카르도는 ‘스트레이트-인’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개념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켄트의 아이디어를 살펴보는 한편 그 단어 자체를 해석해야만 했다. 실험실은 예전엔 지금은 R&D 회의실이 된 자리에 있었다. 그곳에는 다양한 개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구형 머신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켄트의 아이디어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그룹헤드에 포터필터를 잡아주는(조이는) 매커니즘을 더해 바리스타들의 손목에 가는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러한 손목의 압박은 오래 전부터 바리스타들에게 심각한 염증과 피해를 끼쳐왔다. 바리스타들에게 손목 질환은 일종의, 고질적인 직업병으로 유명하다.

디자인 혁신 팀, 그리고 R&D팀은 곧바로 뭉쳐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에 적합한 시스템 및 디자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특히, 바리스타의 손목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인체 공학에 집중했다. 리카르도, 파올라, 토마소 그리고 시몬 구찌는 매주 디자인 혁신팀과 회의를 가졌다. 그들은 진척 상황과 개발 과정을 공유하면서 R&D팀이 직접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콘셉트 디자인이 완료된 후, 리카르도는 라마르조코를 벗어나,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그룹을 만났다. 그들은 커피 시장 밖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머신의 기계적인 부분에 대한 설계를 할 수 있었다. 리카르도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가서 그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여러 회의를 거친 후, 10가지 서로 다른 해결책이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니까, 10개의 다른 초안들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에 다다를 수 있었던 것은 이때의 다양한 청사진들 덕분이이었다.

커피 업계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 디자이너들은 leva를 설계할 때 함께 일한 초기 협력자들을 연상시켰다. R&D팀은 그들이 일해왔던 방식을 다시 생각해야 했다. 그들은 디자인을 공유하면서  매주 회의를 갖고 결국 최종 시안에 도달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회의와 출장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것은- 옳았다!

첫 번째 프로토타입은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의 움직임을 꽉 움켜쥐기 위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그 다음 두 번째 프로타입이 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실 제작에서 사용해야 할 재료들에 대해 인지한 다음, 디자인은 “표준화”되었다.

라마르조코는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와 스팀 플러싱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라마르조코 R&D팀은 인체 공학에 초점을 맞춘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를 사용하는 시스템을 살펴보았을 때, 바리스타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약 12배 가량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카르도는 자신들의 연구가 바리스타들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도와주고 단순화시킨다는 사실을 ‘과학적 결과’로 확인하게 된 것에 매우 만족했다. 

“저는 대중들이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바리스타들과 함께 진행한 초기 테스트에서, 바리스타들은 이미 몸에 익숙했던 생체 리듬을 일단 깬 후에는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가 샷을 추출하는 데 훨씬 쉽고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답했다.

“바리스타들이 첫 번째로 해야 했던 것은 업계에서 표준으로 가르치는 익숙한 반복 동장을 내려놓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스트레이트-인은 바리스타가 더욱 자연스러운 동작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거든요.”

말하자면, 바리스타들은 일하는 구조와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것은 매우 좋은 변화이다. 그리고 이것은 증기기관이나 스페셜티가 그러했듯, 여태까지의 구조와 인식 자체를 바꾸는 새로운 혁명적 단계가 된다.

이미 가진 것을 사용해 또 다른 기능을 만드는 간단한 아이디어, 스페파노 델라 피에트라Stefano della Pietra

KB90에 대한 아이디어는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를 linea PB에 넣자는 데서부터 시작했다. 라마르조코 창립 90주년을 맞이하여,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는 라마르조코의 모든 혁신을 포함한 한정판 에스프레소 머신을 만들기 위해 계획되었다. 그것도 딱 90대만. 여기에는 고성능 스팀완드(아마도 오늘날의 쿨터치 스팀 완드)와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leva가 같은 해에 나왔기 때문에, 이 계획은 한정판 leva를 90대 만드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이렇게,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가 탑재된 90주년 한정판 모델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실현되지 않음으로써, 이 미학은 KB90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머신의 첫 외부 디자인과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의 설계는 2015년 말에 시작되었다. KB90의 머신 디자인은 피에로 밤비Piero Bambi가 수년 전에 설계한 ‘다이아몬드’라는 머신으로부터 태어났다. 이 디자인은 다양한 각도와 날카로운 모서리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스테파노는 다이아몬드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실제로 KB90의 디자인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스테파노의 아이디어는 라마르조코의 로고와 닮은 외관을 제작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라마르조코의 사자가 들고 있는 방패의 특유한 각도를 머신의 외관에 옮겨왔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이 혁신적인 머신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탄생했다.

KB90의 바디는 모두 금속이고 플라스틱은 없다. 이는 곧 난관을 의미했다. 여기에 적합한 모든 구성 부품들을 찾는 일은 상당히 복잡했다. 시모네 피에리(라마르조코 R&D 프로젝트 리더)는 이 작업을 위한 최적의 인물이었다.

“제 아이디어는 라마르조코 로고로 시작하여 머신의 바디를 만드는 동시에, 눈길을 끄는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이었죠. KB90의 디자인은 70년대와 80년대를 상기시키면서도 고전적이기 때문에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내부에는 스트레이트-인 포터필터와 같은 최첨단 기술이 들어있어요. 그러니까… 레트로 감성과 진보된 기술이 만난 위대한 조합이죠. 어느 것 하나라도, 무엇이든 완벽하게 기능하죠.” 스테파노는 자신있게 말한다.

KB90의 목표는 바리스타를 위한 편안한 워크플로우, 손쉬운 청소가 가능한 인체 공학이다.

“KB90의 인터페이스는 linea PB와 동일해서 바리스타가 보다 직관적으로 기능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것은 바로 신뢰와 연결되죠. ” linea PB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라마르조코 머신이기 때문에 이와 동일한 인터페이스는 사용자에게 신뢰감을 주기 충분하다.

“KB90의 바디는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서 여러 방면으로 머신들의 각도를 강조할 수 있게 디자인했습니다.” 최초의 아이디어에서 KB90는 9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 될 예정이었으므로, 라마르조코는 KB90의 기본 색상으로 창사 90주년 기념색인 레드를 선택했다.

스테파노는 피에로 밤비가 이 새로운 모델을 정말로 좋아할 것이라 여긴다. “피에로는 직접 디자인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이러한 의견들은 정말 크게 반영되었고, 또한 강조됐죠. 디자인에 대한 피에로의 눈은 정말이지 탁월합니다. 그의 조언들은 디자인의 비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죠.” 그렇지만 어쩌면, 피에로라면 디자인을 좀 더 둥글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이전의 fb 시리즈, gb5를 떠올려보라!)

처음에 KB90가 90주년을 위해 계획되었을 때는 90대만 한정판으로 제작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값비싼 재료를 사용했고- 실제로 제조하기는 더 어려웠죠.” 난관은 동일한 머신을 가져와 공장에서 대량생산하기 쉬운 재료들로 재설계하는 것이었다. “시모네 피에리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 어려움을 해결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7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KB90의 디자인을 정말 좋아합니다.”

재미있는 사실: 

자동세척 시스템인 스팀 플러싱을 실험하기 위해, 로렌조 산토니(R&D팀 조수)는 4만 회 이상의 샷을 추출해야만 했다. 그는 5분마다 한 번씩, 10분마다 한 번씩 샷을 내리는 식으로 하루 종일 커피를 추출해야 했다. “전 몇 달 동안, 샷을 내릴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 소리의 노예였어요.”

디자인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

“KB90의 전면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요. 이것은 단 한 장의 강철판으로 이루어져 있죠. 원래는 각 부분이 하나하나의 강철판이었는데, 프레임을 잘라낼 때 남은 부분을 버리면서 너무 많은 재료가 낭비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그래서 우리는 프레임을 여러 부분을 나눠 금속을 낭비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라마르조코가 이토록 오랜 연구와 노력 끝에 세상에 내놓은 KB90은 오는 목요일인 2019년 2월 14일, 라마르조코 코리아 쇼룸에서도 공개된다. 라마르조코 코리아는 이날 오후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론칭 행사를 통해 KB90를 공식적으로 소개하고 상세한 기능들을 직접 시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추후 라마르조코 코리아 쇼룸에서 일반인들도 KB90을 만나볼 수 있다.

문의: 라마르조코 코리아 02 3444 1177, lamarzocco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