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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는 다르게- 루이싱 커피가 스타벅스를 위협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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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무엇을 알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말이 있다. 오랫동안 중국은 ‘차’의 나라였지만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중국산 원두까지 등장했다. 그야말로 신흥 강자의 출현이 도래한 것.

지난 2017년 10월  창업한 루이싱(瑞幸·Luckin) 커피는 중국 진출 20년을 맞은 스타벅스를 위협하고 있다.  애초에 모토 자체가 ‘중국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 타도’였던 중국 토종 커피 체인인 루이싱 커피는 지난 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문을 열고, 창업 1년 만에 중국 28개 지역에 2,300여 개 매장을 오픈했다. 업계 2위였던 ‘코스타Costa’는 이미 올라선 상태이다. 지난 5월에는 나스닥 상장까지 이루어냈다.

루이싱 커피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스타벅스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루이싱 커피의 눈부신 발전 상황에 커피 업계뿐 아니라 경제계에서도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세계 커피 시장을 움직이는 거대한 공룡 스타벅스를 타도하겠다는 놀라운 야망 실현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루이싱 커피의 남다른 전략을 꼽아보았다.

손 큰 루이싱, 물량공세로 밀어 붙인다

6월 말 기준 중국 내 스타벅스의 매장 수는 3,922개. 1999년 베이징 1호점을 시작으로 20여 년 동안 확장해온 수치이다. 루이싱 커피는 같은 기간 기준 중국 40개 도시에 2,963개의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해 1월 베이징 1호점을 시작으로 올 2분기에만 593개의 매장을 추가했다. 하루 6.5개 꼴로 매장을 새로 낸 셈이다. 루이싱 커피는 올해 말까지 매장 수를 4,500개로 늘리고 창업 5년차인 2021년에는 1만 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매년 600개 매장을 새로 열어 2023년 기준 약 6천 개의 매장을 중국에 내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미 매장 수만 따졌을 때는 스타벅스를 올라설 기세이다.

그렇다면 돈은 그만큼 벌고 있을까? 상하이데일리가 지난 16일 집계한 바에 따르면, 루이싱 커피의 지난 2분기 순손실은 6억8천130만 위안으로, 지난 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593개의 매장을 새로 낸 지난 2분기의 분기매출은 지난 해 대비 7배 늘어난 9억 900만 위안이다. 또한 같은 분기 월평균 고객 숫자는 620만 명으로 4배 증가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루이싱 커피는 이에 대해 3분기에는 매장 손익분기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루이싱 커피의 손실액 급증이 무리한 매장 확장과 할인판매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루이싱커피 CFO인 레이노앗 사클Reinout Schakel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이고 고객 기반의 매장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갈 것이다. 커피 가격은 낮추면서도 매출을 늘리기 위한 방법을 찾고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루이싱의 이와 같은 전략은 중국 스타트업들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는 분석이다. 적자를 내더라도 자금을 퍼부어 해당 산업을 장악하는 방식이 바로 그것. 루이싱커피가 커피 브랜드가 아니라 IT기업이라는 분석도 이 부분을 지지해준다.

 

IT 기반의 새로운 방식, 밀레니얼 세대의 커피 소비법

루이싱의 창업자이자 CEO인 첸즈야(錢治亞)는 차량공유서비스 유니콘기업 UCAR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직 COO. IT기업 출신답게 루이싱은 앱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되어 있다. 앱으로 주문하고 커피는 배달 받거나 매장에서 픽업한다. 위챗이 개발한 모바일 플랫폼 ‘펑유취안’ 앱 설치 시 커피 한 잔 무료 이벤트로 유입된 유저와 파급효과를 세밀히 관찰한 후,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요 고객 타겟팅과 매장 콘셉트를 정하는 데 활용했다. 주문 후 커피 픽업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단 3분. 주문 과정은 1분 단위로 모바일에서 확인 가능하다.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다시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는 방식은 루이싱이 커피 회사가 아니라 IT회사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세기게 한다. 중국 내 중산층이 늘고 밀레니얼 세대가 주소비층으로 성장하면서 커피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보다 적합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점.

대부분의 생활과 결제를 모바일 폰에서 진행하고, 모바일 결제수단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가장 쉽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고안해낸 루이싱 커피의 전략은 단순히 가격 할인만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한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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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공간으로서의 카페는 안녕, 픽업과 배달만을 위한 매장

스타벅스가 편안한 분위기의 매장을 꾸며 고객으로 하여금 ‘머무르기 좋은’ 공간을 서비스한다면, 루이싱은 전혀 반대의 전략을 폈다. 주로 사무용 건물 내의 소규모 매장을 내고 픽업과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주요 타켓층이 학생과 젊은 직장인들이기에 가능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덕분에 한 매장 당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스타벅스 또한 알리바바의 음식 배달 서비스 자회사 어러머와 제휴를 맺고 루이싱의 방식을 도입해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루이싱의 전략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

단기간에 매장 수를 전폭적으로 늘릴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이와 같이 매장의 규모를 줄인 데서도 찾을 수 있다. 매장 당 운영 비용을 줄임으로써, 보다 공격적인 매장 수 확대가 가능해진다. 목 좋은 상권 내 비싼 임대료를 차지하는 넓은 공간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면서 보다 많은 지역에 최대한의 매장을 늘리게 되는 것이다.

 

싸게, 쉽게, 빠르게 – 하지만 돈은 아끼지 않는다

루이싱은 스타벅스보다 훨씬 싼 가격을 자랑한다. 다양한 사이즈의 커피를 판매하는 스타벅스와는 달리, 루이싱에서는 톨 사이즈 하나만 팔고 있다. 복잡한 주문은 없다. 직원에게 물어보거나 서로 확인을 할 필요도 역시 없다. 밀레니얼 세대의 가성비 트렌드에 맞췄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뿌리는 할인쿠폰으로 소비자는 계속 묶어두고 신규 소비자 유입은 끊이지 않는다.

앱을 통해 주문과 결제가 진행되면서, 커피는 더욱 쉽고 빠르게 사마실 수 있는 음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하지만 값만 싸고 맛없는 커피라는 이미지를 굳히지 않기 위해, 최고급 원두와 머신 도입은 물론, 최고 실력을 갖춘 바리스타들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경쟁사인 스타벅스 소속 바리스타를 기존 연봉의 2~3배 이상 올려 대거 영입하면서 초기 품질에 대한 투자를 감행했다.

커피에 사용되는 물도 신경 쓰는 이미지는 스위스산 최고급 커피 머신과 미국산 정수기를 매장에 들임으로써 구축했다. 깨끗한 물과 엄선된 바리스타, 최고의 원재료로 싸고 쉽고 빠르게 제안하는 커피를 마다하기는 쉽지 않다.

 

사치품으로 인식되던 커피를 중국인들에게 ‘일상의 일부’로 만들어 주고 싶다는 루이싱커피. 과연 이익과 이미지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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