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책 읽는 바리스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커피 한 잔의 이야기 <전쟁 말고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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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당신의 머리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테러도, 드론도 아닌 ‘커피’가 처음으로 떠올랐다면, 당신은 이미 뼈 속까지 커피인이라 자부해도 좋다. 여기, 샌프란시스코 뒷골목에서 자라난 이민자 가정의 청년이 예멘을 ‘테러와 드론’만이 아닌, ‘명품 커피’로 기억되게끔 하는 여정이 있다.

바리스타뉴스에서 다룬 지난 기사 예멘 커피: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에서 소개했던 주목할 만한 청년, 목타르 알칸샬리의 이야기가 드디어 책으로 나왔다.

<전쟁 말고 커피>의 주인공이자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모카항 커피회사’의 대표 목타르 알칸샬리는 말 그대로 뒷골목 인생이었다. 어느 날 우연히 예멘이 ‘원조’ 커피 수출국이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는 예멘에’테러와 드론’만 있는 것이 아닌 것을 알리고, 예멘의 커피 농부들에게도 정당한 이윤을 돌려주겠다는 원대한 품을 품게된다.  하지만 예멘 커피는 이미 커피 세계에서 존재감을 잃은 지 오래다. 들쑥날쑥한 커피 품질과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불안한 정치 상황은 예멘을 테러와 전쟁의 나라로 알려지게 만들었다. 목타르는 블루보틀에서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해, 미국 최고의 커피 전문가로부터 ‘커피 제 3의 물결’에 대해 배우고 그냥 ‘예멘산 커피’가 아니라 ‘예멘의 명품 커피’를 팔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내전이 한창인 예멘으로 떠난다.

이제는 700억 달러 규모의 커피 시장이 생겼고 모두가 커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멘인들, 애초에 이 사업을 시작한 예멘인들을 제외한 모두가. _본문 214쪽

최초로 커피를 재배하고,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형태로 우려내고 또 수출한 나라, 예멘. 2대 커피 품종 중 하나인 ‘아라비카’도,  ‘모카’도 그 기원은 예멘이다. 특히 모카는 예멘 커피가 가공되고 수출되던 항구도시 모카에서 유래했다. 오늘날은 초콜릿이 가미된 커피를 주로 ‘모카’라고 칭하지만 특유의 초콜릿향이 일품인 예멘 커피를 모카커피로 불렀던 것이 그 기원이다. 예멘의 모카항을 통해 수출된 커피를 맛본 서구 열강들은 앞다투어 커피콩을 훔쳐다 자신들의 식미지에 심고 그 결과 커피는 세계 전역에 퍼지게 되었다.

예멘 커피: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제 700억 규모로 성장한 커피 시장에서 예멘 커피의 존재감은 미미해져 있었다. 잦은 내전과 불안정한 외교 상황은 예멘에서 커피종주국이라는 이름을 잃게 만들었다. ‘불황을 모른다’는 세계 커피 산업에서 예만만은 예외였다. 그러던 예멘 커피는 서서히 그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모카’라는 이름을 되찾고,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는 품즐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블루보틀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커피가 되었다.

2016년 6월 9일, 모카항 커피회사의 커피가 미국 전역의 블루보틀 매장에서 처음으로 판매되었다. 블루보틀에서 팔았던 커피 중 가장 비쌌다. 목타르 어머니의 레시피에 따라 만든 카르다몸 쿠키까지 곁들여 시키면 한 잔에 16달러였다. _본문 417쪽 

주인공 목타르 알칸샬리는 과거에 머물러 있던 예멘의 커피 농부들을 제3의 물결로 이끌었다. 그들에게 커피 재배 및 수확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전파하고, 그렇게 탄생한 ‘명품 커피’에 걸맞는 값을 지불함으로써 가난에 허덕이는 커피 농부들에게 자긍심과 존엄성을 심어주었다.

저자인 데이브 에거스와 주인공 목타르. 사진제공: 데이브 에거스 블로그

목타르의 예멘 모카커피는 [커피 리뷰] 역사상 최고 점수를 받았다. 블루보틀 창업자인 제임스 프리먼은 “천사가 노래하는 듯한 맛”이라는 평을 내렸다. 그의 커피는 뛰어난 풍미를 자랑하는 명품 커피이자, 예멘과 다른 국가들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촉매제로, 예멘의 문화는 물론 커피의 역사와 문화를 온전히 담아낸 문화상품이 되었다.

책은 직접 예멘으로 뛰어들어 진짜 예멘의 커피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목타르의 실제 경험을 들려준다. 미국 문학계에서 가장 힙한 소설가이자 각본가인 데이브 에거스가 목타르의 생생한 경험담을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냈다. 4달러짜리 커피 한 잔에 담긴 커피 산업의 이면을 드라마 같은 인생역전 스토리를 통해 버무려낸다. 목타르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커피 한 잔에 얽힌 이야기 뿐만 아니라 전세계 커피 산업의 실제, 그리고 예멘이라고 하는 나라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뉴욕타임즈는 ‘500여년 전 세계 최초로 커피 재배를 시작한 예멘, 그러나 한동안 세계 최악의 커피로 알려져 온 예멘 커피, 예멘 커피의 옛 위상을 되찾기 위한 여정, 그리고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와 소비하는 국가, 샌프란시스코의 젠트리피케이션에 관한 이야기’라고 평했다.

바리스타 매거진의 서평은 더욱 가슴을 울린다.

‘커피 애호가와 비애호가 사이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커피의 산지는 물론 커피의 역사를 강조함으로써 커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버린다’ – 바리스타매거진

 

데이브 에거스 | 강동혁 옮김 | 정가 15,000원 | 문학동네 | 2019년 05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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