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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는 어떻게 커피 퀄리티를 향상시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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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발효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발효는 커피 프로세싱의 새로운 트렌드라는 점이다. 그런데, 발효가 뭘까? 그것이 어떻게 커피 품질을 향상시키지? 발효 없는 프로세싱이 가능하긴 한 걸까?

이런 의문의 답을 찾기 위해 브라질 스페셜티 농장 O’Coffee의 프로세싱 담당자 Carlos Guiraldeli를 찾았다. 그는 발효가 커피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발효란 무엇인가?

잠깐 고등학교 과학시간으로 돌아가 보자. 발효는 화학 반응이다. 효모, 박테리아, 기타 미생물이 특정 물질을 더 단순한 형태의 물질로 분해하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분해되는 물질은 설탕(당)이며, 그 과정에서 열이 방출된다. 물론, 다른 종류의 효소도 이런 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발효는 물과 설탕이 만났을 때 일어나는 자연적인 변화다. 참고로, 커피 체리에는 물과 설탕 성분이 가득하다. 그래서 열매를 수확한 후에 곧장 발효가 시작된다. 습도가 높으면 수확 전에 시작되기도 한다.  

발효는 커피의 향미를 향상시킬 수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결국 문제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발효와 커피는 무슨 관계일까?

발효는 커피 프로세싱의 중요한 부분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뉘다.

  • 호기성(Aerobic): 산소가 있을 때 가용한 간단한 방식이다. 갓 수확한 커피를 탱크나 컨테이너에 담아두기만 하면 나머지는 미생물의 몫이다. 연구 분석을 위해 시간과 온도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 좋다.
  • Anaerobic(혐기성): 물이 가득 한 탱크에 커피 열매를 담가 두면, 다른 종류의 미생물들이 작용 한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Carlos는 “혐기성 프로세싱이 결과물이 더 균일하고, 모니터링도 더 쉽습니다. 반면, 호기성은 균일성이 떨어지고, 모니터링도 까다롭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O’Coffee에서는 두 방식을 모두 연구 중이다. 호기성으로 시작해서 혐기성으로 마무리하는 등 두 가지를 믹스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발효를 둘러싼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커피 퀄리티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것이다. 

 

발효는 어떻게 커피 품질에 영향을 미칠까?

발효는 복잡하다. 그만큼 다양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열악하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발효로 커피에서 곰팡이나 화학약품 향이 날 수도 있다. 따라서, 커피 생산자들이 발효과정을 제대로 이해 및 모니터링하고, 모범 사례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발효를 성공적으로 끝냈다면, 해당 커피의 특성이 한 층 더 강조된다.

Carlos는 O’Coffee가 발효를 연구하는 이유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더 넓은 스펙트럼의 맛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기본적으로 단맛, 산미, 바디를 향상시키고, 과일, 캐러멜, 초콜릿 등 독특한 관능 특성을 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설명했다.

Britta Folmer 박사는 저서 ‘커피 기술 및 과학<The Craft and Science of Coffee>’에 이렇게 썼다, ‘수중 발효를 통한 점액질 제거는 산미와 아로마를 강조하는 반면, 떫은 맛은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허니 프로세싱 커피는 건식과 습식을 혼합한 형태로 점액질이 부분적으로만 제거되기 때문에 건조 시 발효 정도가 제한적이다. 그 결과 내추럴 프로세싱에 가까운 달콤한 플레이버가 형성된다.’  

Carlos는 “지나치게 긴 발효 시간은 막대한 향미 손실로 이어집니다. 산미, 바디, 단맛 등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한다. 

커피 발효 탱크, 출처: O’Coffee

커피 발효는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치나?

생산자들은 다양한 발효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최근에야 주목받기 시작한 주제인 만큼 발효에 대해 우리가 모르고 있는 점이 많다.  O’Coffee에서는 아래의 프로세스를 따른다고 한다.

  • 내추럴 프로세싱: 벽돌과 타일로 만든 5,000L 용량의 발효 탱크에 커피를 담아 발효 시킨다.
  •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싱: 친환경 건식 펄퍼로 커피 과육을 제거한다. 파치먼트에 붙은 점액질을 최대한 유지한다. 그리고 나서 발효 탱크에 담아 발효 시킨다. 발효 기간은 기온에 따라 다르다.

자, 커피를 탱크에 담았다. 그 다음은?

Carlos는 “발효 조건은 물론, 호기성인지 혐기성인지 혹은 혼합 방식인지에 따라 발효 시간은 16시간에서 최대 25시간까지 가변적입니다. PH는 4.5 정도를 유지해야 하고, 당도를 나타내는 수치인 Brix가 8이 되면 완료됩니다”라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펄프드 내추럴보다는 내추럴 커피의 품질향상 효과가 더 컸다. 내추럴 커피의 경우 커핑 스코어가 평균 3점이나 올랐다.

비단, 커핑 스코어뿐만 아니라 맛의 다양성(complexity)도 향상된다. 발효를 거치면, 커피의 향미가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워진다.

혐기성 발효가 진행 중이다, 출처: O’Coffee

일관성과 발효: 친구 아니면 적?

좋은 커피란 단순히 품질이 좋은 커피가 아니다. 일관되게 품질이 좋은 커피가 진짜 좋은 커피다. 그래야 생산자는 물론이고 생두 바이어와 로스터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

Carlos는 발효 실험 결과를 매번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일관성을 향상시킬 방법은 있다.

생산자가 발효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어야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커핑처럼 품질 분석 차원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발효 실험 결과를 분석하고, 필요하다면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말이다.

품질과 일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정확히 따라야한다. 또한, 장비를 청결히 유지해야한다. 마지막으로 발효 전 후의 데이터를 꼼꼼히 기록해서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통제하고,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

Carlos는 Brix, pH, 발효 시간, 온도 등을 숙지하는 것이 (그리고 나서 커핑을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보가 많을수록 일관되게 퀄리티 유지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어설픈 발효 프로세스는 생산자들에게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반면, 제대로 된 발효 프로세스는 소비자들에게 맛있는 커피를 선사할 것이다.

발효는 거칠 수 밖에 없는 프로세스다. 결국 문제는 그것을 최소화 할지, 적극적으로 활용할지 이다.

 

출처: Perfect Daily Gr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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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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