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hick White
누구나 좋아하는 커피 컵이 있다. 전세계의 스타벅스 머그를 모으기 시작한 지 올해로 15년째를 맞은 나로서는, 더더욱 공감한다. 물론 남편은 쓰지도 않을 것, 먼지만 쌓이게 왜 모으냐고 핀잔을 주지만 말이다. 그렇다. 그렇게 많은 커피 잔들을 가지고도, 나는 쓰는 잔만 고집한다. 우리 어머니에게는 비장의 커피 잔 콜렉션이 있다. 말하자면, 가족용 커피 잔, 혼자 있을 때 쓰는 잔, 어려운 손님이 왔을 때 내놓는 잔… 정말이지, 커피 잔은 같은 커피라도 전혀 다른 분위기의 커피 타임을 만들어주는 마법과도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멋진 커피 컵이나 머그, 혹은 잔은 비장의 무기와도 같은 포스가 있다.
최근 내 눈에 띈 이 잔들은, 해리포터라든지, 닥터 스트레인지에 나올 것처럼 생겼다. 이 잔에 마시면 커피는 마치 힘을 솟게 해주는 마법의 포션이 될 것만 같다.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하고, 뻔하지 않은 맛을 줄 것만 같다. Kruve가 만든 EQ line(이하 EQ)이다.
EQ는 현재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INDIEGOGO 에서 절찬리에 펀딩 중이다. 12월 4일 현재 213%를 달성했고,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총 3천 560만원 이상을 모았다. 아직 3일 남았으니 결과는 더욱 지켜볼 일이다.
커피 잔은 과학이다
EQ의 특별함은 무엇일까? 단지 아름다운 외관에만 있지는 않다. 마법 포션 용기 같이 생긴 이 디자인에는 과학적인 설계가 기반이 되었다. 영상에서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는데, 커피가 가진 최상의 맛,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마치 오디오 이퀄라이즈처럼 말이다. EQ의 디자인은 커피에 관한 한 최고의 조화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균형잡힌 맛, 극대화된 아로마, 안정적인 커피 온도, 뜨거운 커피에도 데지 않도록 안전하게 만든 내열유리, 식기 건조기 세척 가능… EQ의 장점은 너무 많아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EQ는 두 가지 디자인으로 각각의 커피에 어울리는 잔을 고를 수 있게 했다. EXCITE와 INSPIRE는 단순히 디자인이 다른 것이 아니다. 쉽게 말하면, 기능에 따라 서로 다른 디자인이 탄생했다.
각기 다른 두 디자인은 커피 표면적과 내부 크기를 달리 함으로써, 다크로스트와 라이트로스트의 차이에 따른 풍미와 산미를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EXCITE는 보다 넓은 표면적으로 산미를 날리고 단맛을 극대화하면서 다크로스트의 묵직함을 가져갈 수 있다. 반면 INSPIRE는 커피 표면적을 줄여 아로마에 집중함으로써 산미를 높이고 단맛은 중화시킨다. 말하자면 약약배전에 어울리는 잔으로서 과일향의 산뜻함을 즐길 수 있게 고안되었다.
맛의 극대화
각각의 잔은 독특한 가장자리 설계와 표면적 공간을 가지고 있어서, 맛에 있어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공기가 차지하는 면적이 달라짐으로써 산미를 조절할 수 있는 것.
가장자리의 설계는 음료가 혀에 닿기까지의 흐름과 퍼짐에 영향을 준다. 이것은 각각의 커피가 가진 독특한 맛이 혀에 어떻게 작용하는지까지 고려했다.
아로마는 뺏길 수 없어!!!
그렇다면 아로마에 있어서는 어떨까? 위 그림처럼, 입구가 가진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아로마는 자연스럽게 가둬지거나 혹은 집중되도록 설계된다. 킁킁.
결과적으로 위 그림과 같이, 머리와는 달리 코에 아로마를 바로 붙여 줌으로써 아로마를 공기가 아니라 온전히 내 코에 닿게 만들었다!!!
뜨겁지 않아요, 내 손은 소중하니까!
아래쪽은 이중 단열 유리로, 아로마를 담당하는 위쪽은 단일 유리로 제작됨으로써 마시기는 쉽게, 잔을 쥐기는 편안하게 고안되었다. 특히 이중 단열 유리는 온도를 안정적으로 지속시켜줌으로써,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데 매우 적합하다.
EQ, 정말 커피 감성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커피 잔임에 틀림 없다!!!
예쁜 게 최고야, 짜릿해!!!
잠시 과학적 설계에 푹 빠져있었지만, 내가 이 잔들에 혹한 건 역시 아름다운 디자인 때문이다. 위 그림을 보자. 두 잔은 닮은 듯 다르다. 그렇다. EXCITE와 INSPIRE는 본질적으로 하나의 디자인을 공유한다. 하나를 뒤집으면 다른 하나의 모양을 갖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뒤집어 쓸 수는 없다. 정말 완벽하게 균형잡힌 디자인의 묘임에 틀림없다. 아무리 과학적으로 잘 설계되어 있더라도 예쁘지 않으면? 누가 사겠는가? 일단 나는 안 삼.
이보게, 이 병도 빼놓지 말게, EVOKE CARAFE
잔이 있으면 병도 있는 법. 커피에게는 역시 서버가 필요하다. EQ의 아름다운 디자인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음료를 따르기에도 최적화되어 있다. 거기다 아래 그림과 같이 다양한 브루잉 도구들과 호환해 쓸 수도 있다.
누가 쓰면 좋을까?
당신이 로스터나 바리스타라라면, 특히 푸어오버를 즐긴다면!
각기 다른 두 잔으로 방금 내린 커피의 풍미와 아로마를 확실히 비교 시음해볼 수 있겠다.
각기 다른 원두 테이스트에 따라 적절한 잔을 골라 쓰는 것도 좋다.
그리고 나는 예쁜 게 좋으니까 일단 사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