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말 밀라노 금융가에 스타벅스 로스터리 (Starbucks Roastery)가 문을 열게 된다. 이탈리아 정복을 위한 스타벅스의 ‘원대한 계획’에 대한 궁금증이 많을 것 같다. 오늘은 그중 몇 가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자.
스타벅스가 정말로 이탈리아에?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모르겠지만, 스타벅스 커피는 2018년 말 이탈리아 1호점 “스타벅스 로스터리”를 오픈할 계획을 공식화했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는 밀라노 금융가에 1호점을 열고, 이어서 밀라노 전역으로 매장을 확장해 갈 계획을 확정했다. “크게 할게 아니면 집에나 가라”라는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이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하워드 슐츠는 1983년 밀라노를 여행하며 지금의 스타벅스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밀라노에서 이탈리아의 풍요로운 커피 문화에 빠졌고, 미국에 돌아가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꿈의 출발점을 결코 잊지 않았다. 운명적인 1983년 밀라노 여행 이후 스타벅스 브랜드를 이탈리아에 진출시킬 계획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아름다운 이야기 아닌가? 그런데 왜 3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을까? 스타벅스 측은 이에 간단히 답했다.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와 역사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미뤄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이탈리아에 진출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다시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제 스타벅스는 치열한 이탈리아 커피 시장에 뛰어들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이탈리아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스타벅스는 이탈리아에서 탄탄한 소비자 기반을 확보해 성공의 플랫폼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스타벅스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커피 시장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내부 사정은 모르겠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이탈리아에는 에스프레소를 사랑하는 커피 문화가 존재한다. 심지어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가격은 스타벅스보다 훨씬 저렴한 단 돈 1유로다. 훨씬 비싼 메뉴들로 무장한 스타벅스가 경쟁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스타벅스가 이탈리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큰 채질 변화가 필수 적이다. 거의 매일 신규 스타벅스 매장이 문을 여는 곳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필자가 어떤 말을 할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가격과 고객 관리이다. 그렇다. 스타벅스가 이탈리아 카페와 경쟁하고 싶다면 비싼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그리고 점잖게 거리를 둔 고객 서비스와는 작별해야 할 것이다. 이제 성패는 스타벅스 자신에게 달렸다.
이탈리아 현지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스타벅스를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스타벅스는 외국인들과 호기심 많은 이탈리아인들을 끌어들이겠지만 다수의 이탈리아인들은 스타벅스와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솔직히 말해 충격적인 소식도 아니다. 전통적인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에 뿌리를 둔 커피문화를 고려했을 때 이탈리아인들이 “펌킨 스파이스 라떼”에 열광하지 않을 것은 당연해 보인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스타벅스가 이탈리아 커피 업계에서 환영받고,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아니면 꼬리를 내리고 쫓겨나게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