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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분석, 커핑과 큐그레이더를 대체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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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사람들처럼 커핑을 처음 했을 때 산미를 이해하려 애를 썼던 기억이 있다. 그런 향들이 모두 어디에서 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정확한 평가도 내리지도 못했다.

큐그레이더(Q-grader)로 활동하는 지금은 커핑을 즐긴다. 또한 연구자로서 커피의 향과 맛을 분석하는 기법에도 관심이 많다. 이런 기법은 스페셜티 커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자는 분광학, 색층분석, 계량분석화학 등의 기법을 이용해 커핑에서 동일한 결과를 도출할 방법을 연구해왔다. 바꿔 말해, 아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커피의 모든 향과 맛을 특정한 화학물질과 관련 지을 수 있을까? 기계장비를 이용해 커피의 단맛, 신맛, 바디감, 쓴맛의 강도를 도표화 할 수 있을까? 분자로 커피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Perfect Daily Grind

과학적 분석과 관능적 분석의 결합

관능적 분석과 과학적 분석은 상충하지 않는다. 종종 커핑 없이 커피의 품질을 파악할 수 있는지, 혹은 필자의 연구가 커퍼(cupper)의 역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질문을 받는다. 사실, 과학이 커핑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커핑에 대한 지식을 향상시킨다.

필자는 커핑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 기술은 다양한 품종의 스페셜티 커피를 대량으로 분석할 때, 혹은 품질 향상을 추천할 때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커핑과 커피 품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이다.

사진 출처: Perfect Daily Grind

커피 맛의 비밀을 밝힌 중적외선 분광법

필자의 연구는 중적외선 분광계(mid-infrared spectrometer)를 사용해 진행된다. 전자기 스펙트럼에서 적외선 영역을 시료에 쪼이고, 분자의 반응을 분석한다. 그 결과 커피의 화학 성분 스펙트럼을 알 수 있다. 바로 이 스펙트럼에 커피의 맛과 향이 나타나 있다.

사진 출처: Perfect Daily Grind

예를 들어, 휘발성 화합물이 향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풍미, 후미, 바디는 탄수화물(설탕), 단백질, (원두가 갈색을 띄게 만들고, 질감을 더해주는 크기가 큰 분자인) 멜라노이딘, 지방질(오일) 및 기타 성분의 영향을 받는다. 산미는 (구연산, 말산, 젖산, 주석산 등) 유기산과 (커피의 떫은맛과 관련 있는) 클로로젠산 구성의 차이로 측정된다.

중적외선 분광계를 이용해 커피의 화학적 구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고, 어떤 맛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즉, 산미 같은 특징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말이다. 혀의 느낌에 의존하거나 귤 맛이 나는지 복숭아 맛이 나는지 묻는 대신, 커피콩 안의 산성 물질의 비율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어쩌면 연구에 사용되는 분석 장비는 커피 내의 분자들을 도표화 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다. 하지만 휘발성 화학물과 관능 프로파일 등 오늘날 알려진 모든 것은 인간의 코로 발견한 것이다. 과학과 커핑은 상호 베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것이다.

사진 출처: Perfect Daily Grind

과학에 근거한 커핑의 이점

관능 분석은 즐거운 일이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더욱이 훈련받은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한다. 소규모 로스터리의 경우 문제가 안될 수도 있지만. 대규모 조합, 단체의 햇콩 (당해 수확한 커피) 커핑은 엄청난 시간 및 인력을 투자를 요구한다. 햇콩 커핑에 수일이 걸리는 지역도 있다.

중적외선 분광기는 아주 고가의 장치는 아니다. 다른 장치들에 비해 준비과정이나 사용법이 까다롭지 않아 하루에 복수의 시료를 분석할 수 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기계를 조작하고, 결과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훈련 받은 전문인력을 필요하다는 점이다. 해당 기법 뿐만아니라 통계학도 뛰어난 인력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과학적 분석을 하더라도 큐그레이더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중적외선 분광학을 포함해 커피 품질 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다양하면 좋다.

 

과학에 근거한 품질 향상

(과학적 기법을 이용하면) 커피 연구와 혁신에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다. 시료의 품질 특성을 예측하는 수학적 모델을 만들고, 동시에 커피 조합과 생산자들은 다양한 커피콩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가공 관련 데이터와 함께) 잘 취합하면, 생산 및 가공 기술의 작은 변화가 어떤 효과를 내는지 이해하고, 불필요한 변수를 제거할 수 있다.

커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재배 방식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더이상 어설픈 상관관계나 일화, 부족한 시료에 목멜 필요가 없다. 불필요한 정보는 배제하고, 향후 연구 분석에 사용될 정보만 수집하면 된다.

화학 성분에 기초한 과학적 품질 분석은 커퍼와 로스터, 재배농부들이 더 좋은 커피를 위해 나아가는데 기여할 것이다.

 

 

원문기사 출처: https://www.perfectdailygrind.com/2017/10/understanding-coffeea-tastes-microscopes-l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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